매일신문

[무명칼럼] 대구시청, 경북도청, 대구법원

대구광역시청, 경상북도청, 대구지방법원'검찰청 등 대구 시내 3대 주요 기관이 다 들썩이고 있다. 경북도청은 개도 700주년을 맞는 2014년 말 1차 이전과 이후 2015년 관계 기관 동반 신축 이전을 목표로 경북신도청 시대를 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8년 6월에 이전을 확정 짓고, 곧 350만 경북도민의 새 자부심이 될 경북도청 이전지는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와 예천군 호명면 산합리'금릉리 일대로 하회마을을 지척에 두고 있다. 경북신도청이 옮겨갈 곳은 정중앙에 날개를 펼친 새의 형상을 한 검무산을 주산으로 하는 명당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상북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의 법원'검찰청도 옮겨간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돌았다. 법원'검찰청 이전을 앞두고, 사실 올해 초까지 이전결정권을 쥔 법조인과 대리인이 청사 이전 조인트 위원회를 가동시켰었다. 이 조인트 위원회는 법조계 인사 이동과 함께 막을 내렸는데, 그 활동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법원 건물은 딱 들어서면 정면에 법원, 좌측에 검찰청을 배치한다. 근데 이렇게 배치되어 있는 법원 건물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아파트와 가까운 법원 쪽, 심지어는 대구고법원장실까지 블라인드를 치지 않으면 다 들여다보이게끔 여건이 나빠졌다.

법원 이전을 두고는 3갈래 얘기가 나왔다. 수성구 첨단의료복합지구, 경북도청 이전터, 그리고 현 자리에서 100m 정도 뒷산 쪽으로 물러서는 방안 등이다. 대구지법과 고법 관계자들은 첨단의료지구 쪽 이전을 강력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법원이 옮겨갈 경우, 현재 대구 경제력으로 이 일대를 공동화시키거나 또 하나의 아파트단지로 만들지 않고 유익한 단지로 개발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범어동 지하 공간도 텅 비어 있지 않은가?

문제는 대구광역시 청사이다. 대구시청사는 지난 1981년 7월 1일 직할시로 승격돼 경상북도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일제강점기 검도장이던 무덕관을 개조하여 쓰다가 지난 1993년 무덕관을 헐고 새로 건립하여 본청으로 쓰고 있다. 대구가 직할시로 떨어져 나올 때만 해도 시민들은 "경북도청이 이전하면 그 자리에 대구시청이 들어가야지"라고 암묵적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 좁아터진 대구시청사를 묵묵히 이용했다. 하지만 250만 시 살림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대구시청사는 환경녹지국 교통국 문화산업과 등이 딴살림을 하는 동화빌딩(동인네거리 12층 건물), 대구시의회 사무처 입법정책관실이 들어 있는 한전 별관(대구시의회 맞은편) 등 3곳으로 쪼개져 있다.

경북도청이 옮겨가면 그곳으로 시청사가 당연히 옮겨갈 것으로 믿고 있던 시민들은 요즘 나오는 소리에 황당하다. 이곳에 자연사박물관이니 창조파크니 어린이체험교실이니 하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북도청 이전터를 국비를 들여 매입하면 현재 대구시청사 부지와 맞바꾸고, 모자라는 금액은 돈으로 지불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런데 대구시의 생각은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방공약가계부의 대전충남 대구경북 4개 광역시에 똑같이 포함되어 있는 도청 이전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대구시는 경북도청 이전터를 국비로 매입하고, 그 공간 개발도 국가가 어떤 콘텐츠로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든 그렇게 유도해야 대구에 이익이 떨어진다고 보고, 거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북도청 터에 문화 시설이든, 체험 시설이든, 인류사박물관이든, 창조파크든 국비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일견 재정이 열악한 대구시로서 생각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전남도청이 빠져나간 자리에 문화관광부가 지어놓은 아시아문화의전당 일대는 공동화 현상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다. 대구시가 그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미 전남전북 그리고 경북이 국비로 도청을 이전하고, 그 이전터까지 개발한 사례가 있으니 경북도청 이전터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도록 총력을 경주하는 것은 맞다. 국비로 경북도청 이전터를 매입하게 하고, 경북도청 이전지 활용에는 대구시청사 이전까지 포함해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제대로 앉힌 시청사는 주민을 결속시키고 지역 주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중심이다. 대구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광역시청사답지 않은 곳에서 자존심 구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어보고 싶다. 경북도청 부지는 뒤로 팔공산을, 앞으로 신천을 끼고 있는 배산임수형으로 관공서가 들어와서 지기를 눌러주어야 대구가 잘될 것이라는 얘기가 상당히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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