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기아자동차 '더 뉴 K5'

조용한 질주 '은밀하게' 날렵한 외형 '위대하게'

기아자동차가 3년 만에 선보인 '더 뉴 K5'의 콘셉트는 '세상이 기다린 컴백'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연예계로 컴백한 배우 현빈을 모델로 내세워 '세상이 기다린'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더 뉴 K5'는 침체에 빠진 국내 중형차시장을 구할 일종의 구원투수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국산차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국산차들이 수입차 공세에 밀려 줄줄이 날개가 꺾였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가 바로 '더 뉴 K5'다. 과연 '더 뉴 K5'가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그 대답에 한발 다가가기 위해 '더 뉴 K5'를 시승했다.

◆운전자 편의성 향상

'더 뉴 K5'는 2010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K5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외부디자인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기존 K5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날렵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한 정도다.

앞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좀 더 세련되고 다듬고 LED 4개를 4각형으로 배치한 아이스 큐브 안개등을 적용해 기존 모델에 비해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뒷부분은 트렁크 끝단이 살짝 치켜 올라간 '킥업' 디자인을 통해 우아한 멋을 살렸다.

'더 뉴 K5'의 변화는 내부에 집중돼 있다.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 등을 고광택 소재로 마감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시트의 경우 법인택시에 공급한 뒤 5개월 동안 택시기사의 의견을 수렴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 시트 좌우측과 허벅지가 닿는 부분의 볼륨을 키워 착좌감을 높였다. 또 봉합선을 최대한 없애 이물감도 줄였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변경됐다. 한층 얇아진 휠은 그립감이 좋아졌다. 슈퍼비전 클러스터의 계기판 액정도 커졌다. 3.5인치에서 4.3인치로 커진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주행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내비게이션도 7인치에서 8인치로 커져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자를 배려해 오디오와 에어컨 등 각종 버튼이 모여 있는 센터페시아를 운전석 쪽으로 비스듬히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K7과 K9에 적용되었던 첨단 사양도 옵션으로 추가됐다.

사각지대에 차가 접근할 경우 운전자에게 이를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시스템과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등이 추가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정숙성'주행력 뛰어나

기아자동차가 '더 뉴 K5'를 출시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정숙성이다.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실내 카페트 흡차음재도 보강해 기존 모델에 비해 정숙성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기대를 갖고 시동 버튼을 누르자 부드러운 엔진음이 들리더니 이내 잦아 들었다. 출발과 정차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 주행에서 소음 만족도는 높았다. 번잡한 시내의 소음과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정숙성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시속 150㎞에서도 풍절음과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내 주행할 때 맞추어 놓은 라디오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청취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노면 마찰 소음은 기대를 뛰어넘지 못했다. 풍절음과 엔진음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노면 마찰 소음이 두드러졌다. 노면 마찰을 차단하는데 조금 더 신경을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주행력은 만족스러웠다. 가속페달을 밟자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차가 반응했다. 균형 잡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의 무게감은 속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데 도움을 줬다. 고속도로에서는 달리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가하자 순식간에 시속 120㎞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에도 탄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급가속을 해도 RPM의 급상승 없이 속도계 바늘은 계속 올라갔다. 2천대의 RPM을 유지하면서 시속 150㎞까지 가속이 가능했다. 오르막 구간에서도 힘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요란한 엔진음을 분출하지 않고도 가파른 구간을 쉽게 올라갔다.

기아자동차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보다 강한 퍼포먼스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터보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2.0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m의 성능을 발휘한다. 2.0 가솔린 CVVL 엔진(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0.5㎏'m)에 비해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16.7㎏'m가 향상된 셈이다.

핸들링은 '더 뉴 K5'의 또다른 강점이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는 버튼을 통해 주행 상황에 맞게 3가지 모드(스포츠, 노멀, 에코)를 선택할 수 있다. 노멀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핸들이 묵직해지면서 가속력이 한층 더 좋아진다.

전체적으로 '더 뉴 K5' 는 디자인과 성능면에서 전작에 비해 업그레이드됐다. '더 뉴 K5' 가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어떤 성적표를 남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2.0 가솔린 CVVL 모델은 2천195만~2천785만원, 2.0 가솔린 터보 GDI 모델은 2천795만~2천995만원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주요 사양

-LED 4개 4각형으로 배치한 아이스 큐브 안개등 적용

-택시기사 의견 수렴해 인체공학적으로 시트 설계

-한층 더 커진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후측방 경보시스템,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등 옵션 추가

-이중접합 차음유리 기본 장착 등으로 정숙성 향상

-최고출력, 최고토크 높인 터보 모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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