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에 대해 '집토끼, 산토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강 의원에 대해 일부 지역구 주민들이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강 의원이 이달 들어 지역구 민생탐방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강 의원은 이달 초 봉화에 가장 먼저 들러 봉성면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장 현장과 춘양면 철도 방음벽과 관련 주민들의 피해문제를 꼼꼼히 챙겼다. 이 지역 주민들은 강 의원이 나서서 지역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는데 박수를 보냈다.
이어 강 의원은 울진으로 향했다. 송전철탑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울진군 북면을 찾아 생존권보존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또 울진군 농업용 저수지 산불진화헬기 격납고 신축 현장과 울진비행훈련원, 매화지구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민생 챙기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후 일정은 국회 의사일정으로 모두 연기되거나 축소됐다. 이제나저제나 강 의원을 기다렸던 영덕군민은 불만을 쏟아냈다. 영덕은 달산댐 건설뿐 아니라 원전 추진문제, 각종 국책사업이 지역 현안으로 대두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의 역할에 군민들의 기대가 남다른 곳이었지만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한 영덕군민은 "영덕은 선거 때마다 압도적인 표를 강 의원에게 선물했는데 막상 꼭 필요할 때 지역 현안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면서 "이곳을 가볍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역 정서가 팽배하고 있다. 껄끄러운 울진은 산토끼, 만만한 영덕은 집토끼인 셈"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표가 상대적으로 덜 나온 울진 지역은 표심을 보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가장 안정적인 영덕은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두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 의원은 지역구 중 가장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울진에선 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에 비해 영덕군은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영덕 정치권 한 인사는 "표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지역을 오히려 등한시하고 있는 강 의원의 행보를 보면서 다음 선거에선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역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영덕 민생탐방은 부득이하게 의사일정으로 연기된 것일 뿐 취소된 것은 아니다. 연내 일정을 잡겠다"고 해명했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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