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안동-임하댐 연결공사 사전환경성 검토 가운데 논란의 핵심이 됐던 어류 부문 공동조사를 추진하기로 전격 발표했다. 주민들의 민원이 갈수록 높아지고 연일 언론에서 부실조사 논란을 보도해 더 이상 덮어둘 수 없었겠지만, 그렇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사기간 내내 그물을 지킬 수 없는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주민들이 혹시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조사 장비를 조작하거나 훼손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게다가 재조사 결과 배스'블루길이 당초 조사 보고한 대로 임하호에 서식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민원이 더 폭증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하호 생태계의 정확한 조사다. 어민들과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임하호 본댐 내 배스'블루길은 서식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배스 천국'이란 오명을 받고 있는 안동호 생태계 파괴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안동호 어민들은 사실상 안동호에서 토종어류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스'블루길이 안동-임하댐 연결터널을 따라 임하댐으로 유입된다면 임하호 토종어류가 사라지고 '배스'블루길 천국'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임하호 생태계가 국내 담수호 가운데 몇 남지 않은 토종어류들의 천국으로 결론날 경우 기존의 부실한 조사나 이를 근거로 추진한 대책 없는 공사 등 책임 따지기보다는 '보존대책'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임하호 상류 청정하천을 보유하고 있는 청송'영양지역도 임하호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 이들 하천에는 쏘가리와 꺽지 등 토종어류들이 지천으로 서식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멸종위기 1급 어종인 흰수마자와 퉁사리를 비롯해 보호어종들이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이번 임하호 어류 공동조사는 쉽지 않은 결정인 만큼 논란을 없앨 수 있도록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동안 수차례 임하호 어류조사 보고에서 배스'블루길 서식 여부는 들쭉날쭉한데다 일부는 사전 문헌조사에 의존한 보고서 작성 등으로 전문가들의 조사가 엉터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번 기회에 주민들의 우려도, 전문가의 조사 부실의혹도 말끔히 씻어낼 것을 기대한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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