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식 넘긴 청소차 도심 질주, 환경 행정도 '노후화' 될라

대구시내 각 구청의 청소차량이 내구연한을 넘긴 채 운행돼 환경미화원들의 안전과 원활한 청소업무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내 각 구청에 따르면 각 구청이 보유한 일반쓰레기 수거차, 음식물쓰레기 수거차 등 청소행정에 사용되는 차량 242대 중 약 38%인 94대가 내구연한 7년을 넘긴 차량이다.

동구는 청소차량 34대 중 82%인 28대가 내구연한 7년을 넘긴 채 운행되고 있어 가장 많은 내구연한 초과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남구는 보유하고 있는 청소차량 41대 중 14%인 6대가 내구연한을 넘겼다.

각 구청이 운행하는 청소차량의 내구연한은 대부분 7년, 12만㎞로 지정돼 있다. 일부 구청에서는 내구연한이 넘은 차량은 실제 청소 업무에 사용하는 대신 다른 청소차량이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한 예비차량으로 돌려 사용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제 청소업무에 투입돼 운행되고 있다.

서구청의 한 관계자는 "살수차와 같은 일부 차량은 연식이 7년 이상이어도 사용기간이 여름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제 운행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이런 경우는 바꾸기보다는 수리와 정비를 통해 더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해명했다.

내구연한이 넘은 청소차량은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교체가 시급하다. 지난해 11월 경산시 남산면 남곡리 생활쓰레기 위생매립장 입구에서 쓰레기 수집차량이 옹벽과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 쓰레기 수집차량을 몰던 환경미화원 K(45) 씨가 숨졌다. 당시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는 "사고차량은 지난 1999년에 등록된 예비 차량이고, 사고현장에 바퀴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청소차량의 정비 비용도 만만치 않다. 쓰레기 수집차량의 경우 1년에 1, 2번은 쓰레기 적재함 철판을 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압축시키면서 쓰레기와의 마찰로 안쪽 철판이 마모되거나 침출수 때문에 부식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중구청 관계자는 "철판을 땜질하는 데만 한 번에 2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각 구청에서는 구청 예산과 대구시의 보조금을 이용해 차량 교체 비용을 예산에 반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1, 2대 교체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의 청소차량이 1억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구청 예산만으로 차량을 한꺼번에 바꾸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 동구청 관계자는 "7천만~1억원 이상의 차량 마련을 위해 내년 예산 편성 시 최대한 요구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황순규 동구의회 의원은 "구청 보유 차량뿐만 아니라 용역업체 차량 중에도 내구연한을 훨씬 넘긴 차량이 지금도 운행되고 있었다"며 "내구연한을 넘겨 운행되는 차량은 안전과 청소 업무에 언제 차질을 줄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각 구청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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