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어설픈 연주이지만 음악 그 자체의 감동을 가장 잘 보여준 공연이었다."
19일 오후 7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귀에 익숙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넓은 홀을 가득 메웠다. 어쩐지 매끈한 연주는 아니다. 무엇보다 연주단원들이 모두 초등학생으로 너무나 어리다. 고사리 손을 가득 덮은 바이올린이며 첼로가 너무나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꼬마 연주단원들의 얼굴은 앙다문 입술로 연신 땀을 훔쳐가며 사뭇 진지하기만 했다. 간간이 들려오는 불협화음마저 이들의 열정에 녹아 아름답게 들릴 정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 주관하며 (사)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가 공동운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발표회의 모습이다.
이번 발표회는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의 첫 번째 무대'라는 타이틀로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단원들과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소외계층 아동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국가지원 무상교육사업이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 사업)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 지난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포항시와 안동시가 사업 대상지역이다.
포항 꿈의 오케스트라는 초등학교 3~6학년의 학생 43명을 단원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타악 등을 11명의 음악 강사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2차례 교육하고 있다.
포항 꿈의 오케스트라는 이날 발표회에서 약 2개월 동안 배운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등의 곡을 연주해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2개월 만에 준비된 발표회에 반신반의하던 관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43명의 어린 단원들의 진지함과 열정에 감동받아 뜨거운 성원의 박수를 매 곡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포항 꿈의 오케스트라 최광훈((사)아트챔버오케스트라 이사장) 음악감독은 "아직은 서툴고 음도 잘 맞지 않지만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단원들이 이번 발표회를 실력향상의 계기로 삼는 좋은 기회가 되고자 발표회를 계획하게 됐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서는 특별히 포항해맞이로타리클럽이 식사와 간식을 후원하며 꿈의 오케스트라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포항해맞이로타리클럽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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