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칼럼] 진정한 사회봉사의 확산

올여름 폭염과 장맛비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주위에서 들려오는 자원봉사자들의 소식은 폭염의 더위를 식히고 장맛비로 인한 물 피해 가운데서도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자원봉사'(Volunteer)라는 말은 라틴어의 '볼런타스'(Voluntas)에서 유래한다. 이것은 인간의 자유의지,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의사라는 뜻이다. 즉, 의무감이 아닌 자발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디아코니아'는 희랍어로 자발적인 섬김과 봉사를 뜻하는데, 이 말은 주로 기독교에서 예수님의 정신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자원봉사를 왜 할까? 종교적인 이유와 신념 때문에 혹은 대학생들의 직장을 구하기 위한 소위 말하는 스펙을 위해서, 또는 봉사점수 취득 및 대입을 위해서,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 위해서, 가끔은 시민'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해서 나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이런 것만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많은 동기는 봉사자 자신이 즐기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봉사활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고 지적한다. 남을 위하는 애타심(愛他心)이나 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즐거움과 기쁨으로 마무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때의 일화이다. 올림픽에서 버스운전 자원봉사를 한 마틴 딘(66) 씨는 직장에서 3년 전 퇴직해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나섰다. 경기장에서 호텔로, 또 공항으로 하루 10시간 이상을 운전했지만 그는 "예순이 넘어 일생에 한 번뿐인 올림픽에 봉사할 기회를 얻었다는 게 꿈만 같다"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올해 국내 여수 엑스포에서는 유럽에 사는 한인 대학생 등 108명이 자원봉사를 했다. 엑스포 때 '고향 여수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직장생활에서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한 주부도 있었다. 봉사기간 중에 둘째 아이를 출산한 봉사자도 있었다. 봉사를 즐겁게 생각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저런 동기로 자원봉사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기적인 동기가 이타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지역에 있는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하여 매주 식사와 반찬거리를 배달할 뿐 아니라 빨래와 목욕을 돕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집수리와 도배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해외 비전선교와 국내봉사 활동에 매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어렵고 힘든 소외 계층들에게 자신의 시간과 노동, 재능을 무료로 기부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남녀노소와 빈부격차를 떠나서 함께 참여하는 문화로 정착된 것처럼 앞으로 우리나라도 다양한 연령에서 다양한 동기와 재능을 가진 진정한 사회봉사자들이 늘어나 함께 하길 바란다.

남 태 섭 대구서부교회 목사 dgsbnts@hanmail.net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