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목투어, 어른들도 매료되다…일반인 참가자 작년의 2배

국내외 관광객·군인 등 연령·직업 다양화 추세

29일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에 참가한 해외 입양인들과 인솔자가 서상돈 고택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9일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에 참가한 해외 입양인들과 인솔자가 서상돈 고택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한민국 만세!"

29일 오전 대구 중구 동산동 3'1운동 만세길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태극기를 든 네 명의 여성이 만세삼창을 한 것. 이들은 국제 봉사클럽 '국제와이즈멘 대구 샬롬클럽'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온 한국인 입양아들이다. 어렸을 적 한국을 떠난 후 첫 대구 방문에 나선 이들이 향한 곳은 '대구 근대골목투어'. 골목투어 해설사에게 처음 듣는 대구 근대역사 이야기, 선교사 주택에 전시된 한국 전통 생활용품과 이상화'서상돈 고택 등 골목투어를 하는 동안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은 이들이 한국의 옛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는 단서가 됐다. 라우라 존슨(29'여) 씨는 "한국의 전통 가옥 형태를 볼 수 있는 이상화'서상돈 고택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며 "가족과 함께 다시 대구를 찾아와 대구의 근대 이야기를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신대종 국제와이즈멘 대구 샬롬클럽 회장은 "대구 골목투어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이들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채우고 애향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대구 근대골목투어'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골목투어가 시작된 이후 학습을 위한 대구지역 학생 중심의 골목투어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골목투어에 발도장을 찍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직업 등이 다양해지고 있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초'중'고교 학생을 제외한 일반인 골목투어는 모두 538차례(1만3천129명)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5차례(7천682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일반인 골목투어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관공서 단위 관광객에서 국내'외 관광객, 군인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에게 근대골목투어는 한국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다. 20세기 초반 미국인 선교사들이 지은 동산 선교사 주택, '대구의 몽마르트르'로 불리는 3'1만세운동길, 한국 전통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상화'서상돈 고택 등 도심 속에 흩어진 역사적 자산을 그러모은 골목투어를 통해 외국인은 낯선 한국의 근대 풍경을 보고 간다는 것.

여행사들도 대구 여행 일정을 짤 때면 골목투어를 빼놓지 않는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와 관광협약을 맺은 여행사를 통해 골목투어를 다녀간 사람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만 2만8천700여 명. 이는 2011년 한 해 동안 골목투어를 다녀간 1만2천 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대구 근대 역사 여행길에 오르는 관광객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관광 불모지로 불렸던 대구에 골목투어라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생기면서 대구도 관광지라는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부대는 군 장병의 애향심과 충성심을 키우기 위한 촉매제로 골목투어를 활용하고 있다. 대구지역 향토사단인 육군 50사단 501여단은 올 4월부터 매달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병영캠프 프로그램의 하나로 골목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500여 명의 군 장병이 대구 근대골목 나들이에 나섰다. 김경민 정훈과장은 "방호책임대상 지역인 대구에 대한 관심과 수호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해 골목투어를 하고 있다"며 "캠프 프로그램 중 골목투어가 장병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아 앞으로도 매월 정기적으로 장병들과 골목투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대구 중구청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골목투어가 곳곳에 알려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8만 명이 대구 근대 골목 여행을 다녀갔다"며 "골목투어가 대구만의 특별한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아 남녀노소 누구나 다녀가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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