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위야 반갑다" 사자들의 질주

삼성 "7월은 즐거운 달" 이달 홈 경기 8승3패

사진-27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넥센전에서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삼성 박석민이 환호하고 있다. 올 시즌 6차례 끝내기를 만들어낸 삼성은 7월에만 3번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27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넥센전에서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삼성 박석민이 환호하고 있다. 올 시즌 6차례 끝내기를 만들어낸 삼성은 7월에만 3번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여름 강자' 사자군단의 질주가 시작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2대5로 패해 연승이 끊겼지만, 후반기 들어 5승1패를 거두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 2승까지 보태 후반기 7연승을 찍은 삼성은 후끈거리는 여름을 즐기고 있다. 29일 현재 48승2무29패(승률 0.623)로 2위 LG에 2.5경기차 앞선 삼성은 30일부터 광주서 갖는 KIA전에서 50승 선착을 노린다. 최근 10년간 50승을 먼저 달성한 팀의 우승 확률이 70%.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확률도 55%에 이른다. 삼성은 지난해 7월 29일 84번째 경기서 50승32패2무(승률 0.610)를 기록했고, 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삼성의 7월은 늘 즐겁기만 했다. 올 시즌 삼성은 29일 현재 16차례 경기서 10승6패를 거뒀다. 올 시즌은 4월(13승6패)과 5월(15승7패)부터 속도를 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의 질주본능은 7월에 본격적으로 빛을 냈다.

지난해 삼성은 7월에만 14승3패(승률 0.824)를 기록해 리그를 접수했다. 2011년엔 10승7패(승률 0.588), 2010년엔 18승3패(승률 0.857), 2009년엔 13승7패(승률 0.650)로 7월은 삼성의 '달(月)'이 됐다.

덥기로 유명한 대구. 게다가 삼성이 홈구장으로 쓰는 시민야구장은 독특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원정팀엔 그야말로 찜통과 같다. 평일 경우 오후 6시 30분 경기가 시작되지만, 1루 더그아웃은 1시간가량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다. 삼성이 우승에 목말라하며 한때 3루 더그아웃을 1루로 옮겼다 원정팀이 겪는 고충을 맛보고는 이듬해 다시 원래대로 3루 더그아웃으로 옮긴 적이 있다.

더욱이 인조구장인 탓에 지면에서 내뿜는 열기가 선수들을 지치게 한다. 익숙한 삼성 선수들과는 달리, 천연구장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대구 그라운드를 밟는 건 마치 "사우나에서 운동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6월까지 홈 성적이 신통찮았던 삼성은 7월 들어 홈에서 8승3패를 거둬 '대구 더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프로 출범부터 31년간 7∼8월에만 694승29무507패, 승률 0.578을 기록한 삼성은 7월에는 332승223패13무 승률 0.598, 8월에는 362승284패16무 승률 0.560을 마크했다.

7~8월 통산 5할 승률이 넘는 팀은 삼성을 빼면 KIA(0.549)와 SK(0.501)뿐이다.

이런 까닭에서인지, 삼성이 초반 주춤한다 해도, 걱정하는 사람이 드물다. 감독도, 선수도, 프런트도, 팬들도 한결같이 "우리에겐 여름이 있다"고 외치며 희망을 품는다.

삼성은 3~4월에 13승8패 승률 0.619에도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5월에 15승7패로 넥센과 함께 최고 승률(0.682)을 올리며 1위로 뛰어올랐다. 6월에 10승8패로 다소 주춤했으나 7월을 맞아 10승6패(0.667)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이 여름에 강한 건 확실히 더위와 관련 있지만, 탄탄한 전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체력소모가 많은 여름이면 주전들의 이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데 삼성은 그 공백을 메울 백업이 탄탄하다. 올 들어서도 어깨 통증으로 2루수 조동찬이 빠진 공백을 정현과 강명구가 빈틈없이 메우고 있고, 로드리게스의 퇴출로 자리가 빈 선발 한 자리를 불펜 차우찬이 훌륭히 소화해냈다.

여기에 삼성은 최근 좋지 못했던 투수진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느슨해졌던 타선도 전반기 막판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며 본격적인 여름 사냥에 나서고 있다. 박석민'이승엽이 부진을 털어냈고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중심타선에 힘을 싣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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