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기침하면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몸살 앓는다."
포스코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절감에 나서면서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은 포스코의 생존경영전략을 이해하면서도 원가절감에 따른 매출 하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용광로 점검과 관련해 500억원 규모의 원가절감 계획을 세웠다.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조선내화와 포스코켐텍은 줄어든 물량에 허리띠를 바짝 조여매고 있지만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 외주 파트너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포스코가 전반적으로 물량을 줄이자, 매년 흑자를 내던 외주 파트너사들 가운데 일부가 적자로 돌아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직원들 월급을 모두 동결했다. 올해 포스코의 물량이 크게 줄어, 회사 설립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포스코 관련업을 하면 '모두 잘 먹고 잘산다는 것은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사정이 더욱 어렵다. 포스코를 비롯한 대형 철강사들이 플랜트 등 공장설비 발주를 거의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매년 10조원가량의 공사 수주를 하는데, 올해는 상반기까지 실적이 2조원에 그쳤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해 하반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포스코건설 한 관계자는 "올해 수주물량이 없다는 것은 내년과 2년 후의 공사가 없다는 의미"라며 "당장은 지난해 수주한 물량으로 정상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 성과급을 70% 이상 줄이기도 했다.
포스코 내의 건설 물량이 줄자 관련 하청업체들도 포항을 떠나고 있다.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을 중심으로 건설물량을 확대한 데 따른 것. 하청업체들은 현대제철이 발주한 건설물량을 받아야 회사가 연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포스코가 공격경영을 위해 진행한 투자는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졌다. 해외투자나 자원외교 등에 매진하는 사이 지역은 변변찮은 투자 한 번 받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주머니를 더욱 옥죄니 포항을 떠나서라도 살아야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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