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일본 각료들의 자질을 우려한다

일본 각료들이 잇따라 망언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민도가 높고, 대놓고 극우로 흐르는 일부 계층을 질타하는 양심 세력이 많다고 알려진 일본 사회를 리더하는 지도자들이 연이어 역사를 왜곡하려는 의도를 과격하게 노출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지도자들이다. 일본 지도자들이 급격하게 평정심을 잃고 무너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

타계하기 전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로 단골 거론되던 '돈황'의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井上靖'1907~1991)는 우리나라에 '검푸른 해협'으로 번역된 소설 '풍도'(風濤)에서 고려를 복속시키고 일본 정벌에 나선 원나라와 섬나라 일본 사이에 낀 고려인들의 비애를 잘 그렸다. 이 소설이 나오기 전만 해도 일본 사람들은 고려인들이 여몽연합군으로 일본에 쳐들어왔지 않느냐고 가슴속에 맺힌 걸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노우에 야스시의 '풍도'를 통해서, 또 살아생전 "고려 역시 몽고에 정벌당해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일본과 같은 피해 국가였다"는 소설가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했고, 한일 간 이해의 폭은 넓어졌다.

최근 일본 정부 관리들의 망발은 이런 민간의 평화와 유대를 깨뜨리는 문제의 발원지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소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면서 침략 망언을 저질렀다. 또 지난 29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독일 나치처럼 비밀리에 개헌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30일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고 한국민의 민도를 거론했다. 세계는 일본 각료들의 수준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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