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쓰나미 시대. 인터넷, 모바일, 소셜 미디어, SNS 등을 통해 매일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쏟아진다. 거대한 정보의 양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보석 같은 정보를 놓치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정보의 바다에서 헤맬 필요는 없다.
한 장의 그림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그래픽'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많은 양의 데이터와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한 인포그래픽스가 정보 이용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공공기관을 비롯한 기업, 미디어 매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척 보면 압니다'
인포그래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생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광고, 잡지는 물론 인터넷 등지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정보화 시대의 '갑'으로 등장했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드나드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은 이미 인포그래픽이 점령한 상태다.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4대강의 실체.jpg' '세종청사 돈 먹는 하마.jpg' 같은 이미지 파일 제목이 눈에 띈다. 게시물에 이미지가 들어가면 클릭 수가 2, 3배 늘어난다는 점에 착안, 트위터 화면이나 방송내용 캡처, 그래프, 인포그래픽 등 이미지가 있다는 표시로 그래픽 파일 확장자명인 'jpg'를 제목에 붙인 것이다. 이런 게시물들 중에서도 인포그래픽은 단연 다른 이미지물들을 압도한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효과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굳이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쟁점들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림에 이야기를 맛있게 버무려 놓았기 때문에 국경을 초월한다. 지난해 최고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인포그패픽. 미국인이 만든 이 인포그래픽에는 뮤직비디오가 얼마나 많은 시청 수를 기록했는지, 서울 강남은 어떤 동네인지, 싸이는 어떤 가수인지 등의 정보를 그림으로 자세히 표현돼 있다. 숫자나 말로 늘어놓으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을 내용이지만 즐기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어로 만들어졌지만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VIKI.COM'에서 만든 한국판 인포그래픽도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별의별 잡동사니 정보들을 인포그래픽으로만 표현한 책들도 나와 있다.
◆정보화 시대의 무기
인포그래픽의 인기가 상종가다. 가치가 알려지면서 정보화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 인포그래픽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도됐다. 이미지의 공유가 쉬워 인쇄매체뿐 아니라 SNS 미디어에도 활용되고 있고 동영상으로도 제작되어 확산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광고뿐 아니라 뉴스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포그래픽 전문 뉴스 미디어가 생겼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언론보도자료를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하거나 보고서를 인포그래픽으로 대체하여 활용하고 있다. 초등학생 참고서에서도 인포그래픽을 적용하는 등 인포그래픽의 시장이 넓어지고 있으며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다소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 부동산 시장에도 인포그래픽이 등장했다. 지난해 부동산정보 포털 부동산114가 눈으로 부동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포그래픽스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동안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동산 정보에 대해 뉴스나 기사로만 접해 내용을 인지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서비스를 통해 부동산 정보를 보다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포그래픽을 만들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몇 번의 클릭으로 인포그래픽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자동 툴이 나오기도 했다.
인포그래픽으로 뉴스를 보내는 언론사도 등장했다. 인포그래픽 형태의 기사 및 매거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스사이트 '비주얼다이브'(www.visualdive.com)가 1년이 넘는 기획 및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달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발행 서비스는 많이 있었지만 정기적인 기사와 속보를 제공하는 언론매체 형태의 서비스는 처음이다.
◆대구를 설명하다.
지역에서도 인포그래픽 활용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성구청이나 경주시청의 경우 이미 인포그래픽을 이용, 구청이나 시청의 소식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을 다양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얻어 손쉽게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도 인포그래픽을 이용한 안내 책자 등을 만들고 있다. 인포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정보디자인'스토리텔링 전문회사인 ㈜스토리파크는 전문인력을 갖추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림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존의 서비스와 달리 전문가들이 직접 설계하고 스토리를 입히는 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스토리파크 박은경 대표는 "인포그래픽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인포그래픽은 인식이 쉽고 빠르며, 정보를 이미지로 기억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정보 전달 효과의 지속시간이 길어진다"고 했다. 또 "우리 생활에 적용되고 있는 픽토그램, 심벌 등도 정보디자인에 포함되면 인포그래픽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주요 요소가 아니라 보조 요소로 쓰이고 있다. 인포그래픽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사진, 일러스트, 수채화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은?= 정보라는 뜻의 'information'과 'graphic'을 합해 만든 말이다. 텍스트나 각종 수치와 관련 사진 그림 등을 함께 활용해 만든 이미지를 말한다. 그래픽 등 이미지가 가미돼 있어 텍스트 위주의 정보보다 더 비주얼하고, 단순 그래픽보다는 더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전달하려는 내용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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