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칼럼 18홀 파72] 지역 골프장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미국과 일본의 골프장에 가보면 한국과 달리 골프장 진입로에서부터 출입자를 통제하는 정문이나 수위실을 볼 수 없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아직도 필드 외곽을 수목이나 철망으로 둘러싸 일반인들이 안쪽을 들여다보기도 어렵거니와 감히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1990년대 이후 장기불황 여파로 골프장 회원권 시장의 붕괴, 그린피의 하락 등 골프에 대한 진입장벽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일본의 골프장업계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첫 번째 변화가 셀프플레이를 겸한 승용카트의 도입과 스루플레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골프장 승용카트는 페어웨이 승하차가 일반적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일본 북해도에 소재한 대부분의 골프장은 페어웨이까지 승용카트를 타고 다닌다. 그 이유는 이들 골프장에는 승용카트용 카트 도로가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지역적으로 내장객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데 비해 골프 코스가 많은 북해도의 골프장은 카트를 도입할 부대 비용 및 도로 정비 등은 처음부터 2차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승용카트는 페어웨이 위를 지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떤 골프장에서는 승용카트 페어웨이 승하차를 개시하여 내장객 수를 비약적으로 늘렸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잔디의 손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최근 일본에서 시판되는 신형 승용카트 중에는 잔디에 대한 접지압력을 크게 경감시켜 잔디 손상을 줄여주는 전동카트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 골프장에서도 페어웨이 승하차를 위한 어떤 전동카트 아이디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눈앞에 닥친 문제다.

다음은 골프장의 캐주얼화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으로 지역 골프장들은 지속적인 내장객 확보를 위해 여성층과 젊은 층의 골프 참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분명한 것은 그린피가 많이 낮아진 덕분에 골프 인구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이후 유입된 신규 골퍼 분포를 보면 젊은 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이것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세에다 스크린골프를 통해 골프에 입문한 이들이 필드와 연습장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을 지속적인 골퍼로 유입시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골프장 이용 활성화 대책 중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바로 여성 골퍼도 버디를 잡을 수 있도록 골프장 환경을 잘 정비하여 골프의 재미를 체험하게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모 골프업체의 조사에 의하면 여성 골퍼의 평균 티샷 비거리는 150야드 정도라 한다. 그렇다면 지금같은 300야드 이상의 파4에서 아마추어 여성 골퍼는 파를 좀처럼 할 수가 없다. 대책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세심한 배려가 활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종필 대구대 골프산업학과 교수'경북체육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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