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에서 지진이 잇따르는 등 올해 들어 우리나라에 지진이 잦아지고 있다.
4일 오후 7시 58분쯤 충남 보령 서남서쪽 43㎞ 해역(북위 36.20도, 동경 126.16도)에서 리히터 규모 2.3의 지진이 일어났다. 1일 오후 5시 22분(규모 3.1), 같은 날 오전 0시 57분(규모 2.6)에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다시 지진이 나는 등 지난달 28일부터 닷새 동안 보령 앞바다에서만 8차례 지진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규모가 작고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어서 육지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지진 발생 횟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해 발생한 지진은 충남 보령의 사례를 더해 모두 65회. 2010년 한 해 발생한 지진은 42회였고 2011년 52회, 지난해 56회였다. 아직 올해가 마무리되려면 넉 달 이상 남았음에도 지난해 지진 발생 횟수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발생한 지진 65회 가운데 57회가 해역에서 발생한 것. 이 중 서해에서만 46회의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 충남 보령 인근 해역(11회),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역(17회), 인천 백령도 인근 해역(16회) 등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올해 관측된 것은 대부분 규모 2~3의 중소 지진이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도 발생한 적이 있다. 4월 21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해역, 5월 18일 인천 백령도 남쪽 해역에서는 규모 4.9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는 1978년 기상대 관측 이후 역대 6번째로 큰 지진이다.
우리나라에 지진이 잦아지면서 지진 관측과 연구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충남 보령기상대, 부여 자동관측소, 대전지방기상청의 지진계가 모두 내구연한인 10년을 넘겨 사용되는 등 지진 관측 장비가 낙후된 데다 관련 연구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
국립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서해에서 연거푸 발생한 지진의 원인과 바다 밑 단층 구조 등에 대한 조사는 손도 못 대는 실정"이라며 "다양한 지진을 연구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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