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웜업장 건립, 협상될까,소송갈까

대구시 삼성물산 입장차 커

대구시가 육상진흥센터 인근 U대회 스포츠센터 부지에 예산 90억여원을 들여 웜업장을 추가로 건립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건립비를 두고 진행 중인 협상의 타결 여부가 관심이다. 대구시는 삼성물산이 육상진흥센터를 턴키(Turn key) 방식으로 건립한 점을 들어 웜업장 기준 미달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삼성물산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승인하는 1등급 경기장이 될 수 있도록 추가 공사가 필요하고 관련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다. 지난달 25일 대구시 문화체육국장과 체육진흥과 관계자 등 3명이 삼성물산 본사를 찾아 "대구시도 확인하지 못한 점이 있지만 삼성물산도 시공사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12일까지 삼성물산의 공식 입장을 대구시에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12일까지 기다려보고 기대했던 답변이 없으면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대구시와 삼성물산은 웜업장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립 예산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간 금액 차가 워낙 컸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답변 날짜와 지원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은 협의된 바 없다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가 '삼성그룹 차원에서 (웜업장 추가 건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 협상이 시작된 것"이라며 "육상진흥센터에서 얻은 수익금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하지만 12일은 시가 원하는 날짜지 우리가 최종 통보를 해주겠다는 날짜는 아니다. 본사에서 지금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협상 중인 지원액과 관련, 삼성물산 측은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을 언론에 알려주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결국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은 대구시가 준공 날짜를 미루면서 미지급하고 있는 공사비 84억원을 지급하라는 '공사대금청구소송'을, 시는 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이 계약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것이 유력하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현재 상황이 누구에게 일방 책임을 묻기 힘든 탓에 양측이 끝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법정에서 해결하는 수순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획취재팀=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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