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쯤 문경시 산북면 회룡저수지의 노후된 배수관을 점검하기 위해 로봇카메라를 들고 들어간 대구의 모 용역업체 직원 이모(21) 씨가 10여 분 만에 질식해 숨지고, 배수관 입구에서 카메라를 모니터링하던 다른 직원 이모(51) 씨가 구토를 일으키면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이 씨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의뢰를 받아 길이 80m, 폭 1.5m 지하 배수관의 누수와 균열 상태 등을 로봇카메라로 촬영하기 위해 진입한 지 10여 분 만에 60m 지점에서 갑자기 숨졌다. 또 카메라를 모니터링하던 다른 직원 이 씨는 숨진 이 씨에게 다가가는 과정에서 구토를 하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배수관에서 정체불명의 가스 냄새로 추정되는 심한 악취가 났다는 동료 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가스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배수관 공기를 채집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사고현장은 유독가스가 누출될 수 있는 공장이 아니고 인근에도 축사나 정화조가 없는 저수지인 관계로 사망 원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지하 맨홀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숨지는 사고는 종종 발생했지만, 저수지 배수관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5월 경기도 평택의 한 축산농가에서 정화조를 청소하던 외국인 근로자 4명이 질식사한 것은 돈분에서 발생한 황화수소가 원인이었고, 2011년 9월 인천 부평의 한 공장 지하에서 배관 용접작업을 하던 인부 1명이 질식사 한 것은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소화설비가 작동한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국과수의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저수지 배수관에는 유독가스가 발생할 요인이 전혀 없어 가스 질식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밀폐공간이나 지하 맨홀 등에 들어가 작업할 경우에는 유독가스 대피용 산소호흡기 착용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