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회담'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대표로서 여야대표가 함께 대통령을 만나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3자 회담을 제안한다"며 "민주당과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3자회담을 수락해 국정 현안 해결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러한 제안에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황 대표의 제안이 있었으니 검토해보겠고,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겠다"고 해 전날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청와대의 공식 제안이 있다면 정국 상황이 엄중한 만큼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인사차 서울시청 앞 천막 당사를 찾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회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자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며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겨우 답이 없다는 말을 전하러 왔나"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여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발언 직후 "야당이 주장하는 현안을 풀려면 대통령을 만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만나야 한다"며 "국회의 일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그런 다음에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만나는 것이 일의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뒤이어 이혜훈'심재철'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도 장외투쟁을 벌이는 민주당이 국회로 복귀할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여야 간의 협상과 대표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과 회담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3자 회담의 현실화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황 대표가 "이번 주 수요일(7일)이나 늦어도 금요일(9일)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3자 회담에 대해 여당 내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데다가 청와대와 회담 의제 조율 문제 등이 남아있다. 또 교체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업무를 파악하고 2기 참모진이 정상 가동되기 위해선 시간도 필요하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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