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철도공사 "채용시험 한국사 필수"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신입사원 공채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도시철도 3호선 개통을 앞두고 치러질 내년 2차 공채에서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의 한국사 수능시험 필수과목 지정 여론에 박자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에 대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바람직한 공직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있었던 3호선 신규 인력 채용 시험에서도 한국사는 일반상식 40문항 중 25%인 10문항이 출제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수험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시험 전 6개월가량 여유를 두고 문항과 배점 등을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공채시험은 경쟁률이 높아 과목별 배점과 문항수가 바뀔 경우 당락이 뒤집힐 개연성이 크다. 지난달 있은 대구도시철도공사 공채 필기시험에서 19명을 뽑는 사무직에는 무려 2천241명이 몰려 11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시철도 운전면허자, 고졸기능인재, 장애인 등 자격제한경쟁 부문을 제외한 순수 경쟁률도 97명 모집에 3천531명이 지원해 평균 36.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 내년 4, 5월경 있을 예정인 2차 공채에서 영어의 비중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도시철도 운영에 영어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인성이 기업 이미지와 조직 활성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토익 등 공인영어 성적이 일정 수준만 넘으면 되도록 영어를 자격시험으로 한정하는 등 영어 시험 비중을 낮추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들어 불거진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노력 등 한국사 강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이와 관련해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은 바람직한 공직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공기업으로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묻는 것이 영어나 일반 전공과목에 대한 지식을 묻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2010년 7월 당시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공기업'준정부기관 인사운영 지침에도 부합한다. 당시 재정부는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장은 소속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한국사 능력을 전형 요소에 반영하여 역사인식을 제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재정부는 다만 이 규정이 의무 규정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판단에 따라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상당수 공기업들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급 취득자에게 가점을 주는 방법 등으로 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