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오른 가운데 우윳값 인상으로 각종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편요금, 전기료, 가스료 등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까지 더해져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과 함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린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 때문에 상반기 소비자물가(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유에서 농산물까지 줄줄이 올라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등은 최근 우유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원인은 원유가격 상승이다. 이달 들어 원유가격은 ℓ당 834원에서 970원으로 12.7%가 올랐다. 이 때문에 매일유업은 8일부터 우유 제품 가격을 10.6% 인상키로 했고 두유 가격은 최대 20% 올렸다. 서울우유도 이달 중순쯤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이 반영되면 1ℓ제품을 기준으로 매일우유는 2천350원에서 2천600원, 서울우유는 2천300원에서 2천550원으로 각각 250원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유 가격 인상은 빵, 과자, 빙과, 커피음료 등 우유가 쓰이는 각종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통상 우유가격이 10% 오르면 요구르트는 9%, 커피음료는 6% 가량 인상된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5월 우윳값 인상 등을 이유로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라멜 마끼아또 등 에스프레소 음료와 그린티 라떼, 모카 프라푸치노 등의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농수산물 가격은 장마와 폭염이라는 악재 앞에 들썩이고 있다. 휴가 특수와 함께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가 겹치면서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올랐다. 이달 5일 전국 농산물 도매가격 기준 배추 한 포기는 2천369원으로 지난해 2천550원보다 32.1%, 양배추 한 포기도 3천172원으로 1년 전 2천861원보다 10.8% 올랐다. 또 휴가철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추는 100g 당 1천279원으로 한 달 전 717원보다 78.4%나 가격이 뛰었다. 오이(가시계통'10개) 가격도 지난해 6천38원에서 현재 8천141원으로 35% 가까이 높게 형성됐다.
과일 가격도 오름세다. 여름철 대표 과일은 수박(1개)은 5일 2만655원으로 한 달 전 1만6천623원보다 4천원이나 올랐다. 이는 지난해 1만9천470원과 비교하면 6.1% 높은 가격이다. 제철을 맞아 수확이 갓 시작된 복숭아(백도'10개)도 지난해 1만5천313원에서 올해 2만6천604원으로 73.7%나 올랐다.
남부지방에 이어진 폭염에 수산물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적조현상이 확산되면서 양식어류가 폐사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에서는 적조로 인해 1천400만 마리의 양식어류가 폐사했고 우럭과 참돔이 떼죽음을 당해 하반기에는 이들 어류의 가격이 20% 넘게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공공요금까지 인상, 추석물가도 한숨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이달부터 소매 기준 도시가스 요금은 평균 0.5% 올라 가구당 평균 요금은 1만832원에서 1만948원으로 116원 남짓 늘어났다. 대구의 경우 취사용 주택도시가스 요금이 MJ당 21.0635원에서 21.3007원으로 인상됐다. 특히 도시가스의 경우 난방수요가 많기 때문에 날씨가 추워지는 하반기에 가계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종 물가 인상은 다음 달 19일 추석 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5일 작황이 좋은 사과와 어획량이 늘어난 옥돔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추석 선물세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배의 경우 올 3, 4월 냉해로 나주'평택'성환 등 배 주산지의 수확 물량이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 선물세트 가격이 평년보다 10%에서 20%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굴비세트 역시 참조기의 대표적 산지인 한림'목포'여수'영광 등의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산지 시세가 지난해보다 15%가량 오른 상태다. 또 기존 비축 물량의 보관비 증가에 따라 올해 굴비세트는 전년대비 5~10%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한우 선물세트도 가격이 지난해보다 5~10% 오를 전망이다. 계속되는 산지 가격 하락으로 전국 6개 공판장 중 규모가 가장 큰 음성 공판장을 중심으로 전국한우협회가 도축 물량 감축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한우 선물세트의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 전후로 가격이 5~10% 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