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싱거운' 햇고추 가격…농민들 울상

600g 5천원선 작년 반값

햇고추가 본격 출하되는 가운데 산지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안동 농협 고추 공판장 모습. 안동시 제공
햇고추가 본격 출하되는 가운데 산지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안동 농협 고추 공판장 모습. 안동시 제공

올해 햇고추가 본격 출하되는 가운데 산지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최대 고추 주산지인 서안동농협 고추 공판장 자료를 기준으로 발표한 7월 건고추 산지 가격은 5천4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20원에 비해 46.8%가 떨어졌다. 고추 가격은 지난해 8월 600g당 평균 1만2천19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본격 출하시기를 맞은 지난 6월 초순 600g당 5천840원에서 같은 달 하순에는 5천600원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달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농산물 가격동향에서 8월 건고추 상품 평균 도매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36% 떨어진 600g당 8천50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이는 고추 생육에 유리한 날씨가 계속된데다 고추 주산지인 안동과 의성 지역의 작황이 유난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4만2천806㏊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6%가 감소했는데도 수확량은 3~5% 증가했다.

국내산 고추 산지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값싼 중국산 고추 수입량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산 고추는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2만251t이 들어왔고,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는 9만2천437t이 수입됐다.

고추 생산농 김명환(65'안동시 풍천면) 씨는 "예년 같으면 보통 김장철이 끝나고 이듬해 4월 초까지 전국의 중간 상인들이 안동을 찾아와 고추를 구입해 갔지만 올해는 저렴한 중국산 고추 때문에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600g당 5천원 선에 거래되면 생산비도 제대로 건지지 못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안동지역 농협들은 이달 들어 일제히 공판장 문을 열고 건고추와 홍고추 수매에 들어갔다. 서안동농협은 올해 고추 1천억원 이상을 수매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부터 홍고추 수매에 들어간 북안동농협도 31차례 경매를 통해 홍고추 1천500t을 수매할 예정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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