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부교육청 학생모니터링단, 학교폭력 경험담·사례 등 발표

생생한 학교 현장 목소리 담아

대구 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31일 청사 대회의실에서
대구 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31일 청사 대회의실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정책 학생 모니터링단 세잎클로버 활동 보고회'를 가졌다. 동부교육지원청 제공

'아이들의 눈에 비친 학교폭력은 어떤 모습일까.'

학생들이 직접 학교폭력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한 자료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돼 화제다.

대구 동부교육지원청(교육장 최성환)은 지난달 31일 청사 내 대회의실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정책 학생 모니터링단 세잎클로버 활동 보고회'를 가졌다. '세잎클로버'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학교폭력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8월 동부교육지원청이 닻을 올린 모임이다.

올해 3월 활동을 시작한 '세잎클로버' 2기생은 김경민(수성고 1학년), 조지윤(혜화여고 1학년), 유지원(경북여고 2학년), 김예원(남산고 3학년), 김현지(혜화여고 3학년), 최재은(대구여고 3학년) 등 6명. 이들은 자신들의 부모, 교육 관계자들 앞에서 한 학기 동안 노력한 결과를 발표했다.

2기생들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또래의 역할'을 주제로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지난해 활동한 1기생들이 '또래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제안한 것을 감안해 정한 주제다.

'학교폭력 해결 방법의 남'여학생 차이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김경민 양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당해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앞으로 상담 선생님이 돼 저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경민 양의 아버지 김덕수 씨는 "내 딸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성을 잃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며 "딸아이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이 자리에 선 것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조지윤 양은 '집단 따돌림 예방 교육에 대한 여자고등학생들의 인식', 유지원 양은 '또래 상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활성화 방안'를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예원 양은 '바람직한 또래 소비문화에 대한 탐구'라는 주제를 통해 청소년의 소비문화와 그로 인한 학교폭력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김현지, 최재은 양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잎클로버' 모임에 몸담았다. 지난해 '학교폭력 방관자의 인식 변화 촉구'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쓴 현지 양은 이번에 '집단 따돌림에 대한 또래 상담 교육의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재은 양은 '나쁜 경험이 반드시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만은 않는다'를 주제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극복 사례를 심층 인터뷰했다.

미래에 상담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재은 양은 "이 활동이 공부에 방해될지 모른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제 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돼 공부를 할 때 집중력도 더 좋아졌다"며 "힘들 때 포기하지 않도록 믿어주고 격려해주신 동부위센터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앞으로 학교폭력 예방 정책을 수립할 때 이번 활동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나온 의견들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곳 김영주 장학사는 "학생과 소통하는 교사, 학생 의견을 경청하는 학교, 학교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내는 교육청이 함께한다면 학교폭력에 대한 해결책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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