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림에 따라 경기회복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로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국내 투자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가 8일 공개한 '2013년 하반기 설비투자 제약요인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68조4천198억원으로 지난 상반기(71조5천35억원)보다 4.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상반기 58조8천851억원에서 하반기 56조3천936억원으로 4.2%, 같은 기간 중견기업은 8조7천429억원에서 8조6천340억원으로 1.2% 설비투자 규모가 줄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 여력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설비투자에 3조8천754억원을 투입했던 중소기업들의 하반기 설비투자는 3조3천921억원에 그쳐 12.5%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국내 기업들의 '연초 투자 계획 대비 실현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 감소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업들의 계획 대비 투자 실현율은 2010년 119.8%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1∼2012년에는 95.1%, 97.0%로 2년 연속 100%를 밑돌았다.
이 같은 기업들의 투자 주저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경제상황이 재차 흔들릴 경우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투자 위축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2010년 이후 국내 설비투자가 과잉상태인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추가투자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공사가 기업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기존 설비가 과하다고 느끼는 업체의 비중이 작년 8.8%에서 올해는 10.8%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만큼 단순한 투자확대가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를 높이는 질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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