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습이 바뀌면서 보양식의 문화도 변하고 있다. 허약해진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한여름에 즐기던 보양식은 이제 '맛으로 즐기는 연중 음식'으로 정착했다. '복날'엔 유명 음식점마다 '복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젊은이들은 복날 보양식 나들이에 대해 별다른 느낌이 없다. 이젠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고소한 콩국수에다 시원한 열무김치를 나눠 먹는 것도 '보양식 문화'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나누는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보약'이다. 음식은 단순히 입으로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눈과 마음으로 가족 사랑을 느끼게 하는 '사랑의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달라지는 보양식 문화
우리 조상들은 복날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고깃국을 끓여 먹으며 '복달임'을 했다. 조선시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은 바로 '민어탕'이었다. 그다음으로 오리, 장어, 쇠고기 육개장, 추어탕과 삼계탕, 보신탕 등이 인기를 끌었다.
조상들이 즐긴 전통 보양식은 대부분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은 육류 음식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체력이 고갈되기 쉬우므로 원기 회복에 탁월한 고단백질 음식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영양 과잉 상태의 현대인들에게는 고열량'고단백질 음식은 자칫 해가 될 수 있다. 차라리 기름진 보양식보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제철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최근 20, 30대 웰빙족 사이에 몸 관리 바람이 불면서 보양 음식도 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열량은 낮으면서 효능이 좋은 '헬시푸드'(healthy food)가 유행이다. 대표적인 헬시푸드로는 눈 건강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블루베리와 함께 키위와 인삼'복분자'마늘 등이 손꼽힌다.
◆대표적 여름 보양식
▷삼계탕=복날이 되면 삼계탕 집 앞에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닭고기는 고단백 식품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여 여름 보양 음식의 지존 격이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들안길 금산삼계탕은 한약재를 이용한 다양한 삼계탕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단백질이 풍부한 전복에다 송이버섯을 듬뿍 넣은 '전복 삼계탕'이 최강의 보양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계탕을 먹을 때는 속에 든 대추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푹 고아질 동안 닭의 나쁜 기운을 대추가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추어탕=삼계탕 못지않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보양식이다. 추어탕의 원료인 미꾸라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또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칼슘도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영양 만점 보양식이다. '본초강목'에도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원기 회복에 아주 좋은 여름 보양식이다. 술 해독 기능도 뛰어나 해장국으로도 좋다. 미꾸라지를 뼈까지 갈아 끓이기 때문에 골다공증에도 좋다.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달라 그 맛도 다양하다.
▷장어구이=장어는 기력 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유명하다. 장어는 양념과 요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보양식이다. 가격이 조금 비싼 게 흠이긴 하지만, 장어는 비타민과 단백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몸에 아주 좋다. 특히 스태미너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도 최고의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이 밖에 장어는 위장 보호와 동맥경화 및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며, 피부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리고기=오리고기의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보양식이다. 각종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은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열량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기력 회복,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백숙, 구이, 훈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전복=전복은 '바다의 웅담'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해산물 보양식이다. 전복에는 비타민, 칼슘, 미네랄 등 몸에 좋은 각종 영양 성분이 가득하다. 특히 7, 8월은 전복의 맛과 영양이 가장 좋은 시기다. 여름 전복은 미네랄, 칼슘, 비타민이 풍부한데다 타우린과 아미노산 등 간 해독을 돕는 성분이 많아 피로 회복에 좋다. 콜라겐 또한 다량 함유되어 여름철 자외선에 지친 피부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 보신탕과, 자라와 닭 혹은 잉어를 함께 넣어 푹 곤 용봉탕, 닭고기를 잘게 찢어 한방재료를 넣은 맛국물에 식초와 겨자를 넣어 차게 해서 먹는 초계탕 등도 여름철에 즐겨 찾는 보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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