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선전(심천'深玔)에 '헤메라'라는 의료관광 전문 법인이 설립됐다. 중국의 다 이(DA YI) 그룹과 몇몇 업체가 공동 출자한 이 법인은 앞으로 대구의료관광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을 전담할 예정이다. 이달 11일에는 대구의료관광홍보사무소도 개소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내년에 대구시와 중기투자그룹 합작으로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북경 절강성에 대구의료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대구의 우수한 의료진을 파견해 지역 의료기술을 홍보하는 한편 병원 운영을 통해 대구에 의료관광객을 보내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의료관광의 힘은 해외 네트워킹에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 에이전시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외국 의료관광객을 꾸준히 대구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와 지역 의료계는 신뢰할 수 있는 해외 에이전시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잡아라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국은 필수적인 타깃 국가다.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부자들도 많아 그만큼 의료관광을 받을 만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1년도 대구시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 의료관광객은 2011년 한 해 동안 총 650명(전체의 11.8%)이 대구를 찾았다. 수치로는 미국(3천66명)에 이어 2위에 해당하지만 미국의 경우 미군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중국 의료관광객은 주요 소비자로 볼 수 있다. 매년 의료 관광객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대구시도 중국 공략에 최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시장이 워낙 넓어 도시별로 해외 에이전시를 발굴하고 홍보관을 운영하거나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는 칭다오와 광저우, 심양, 베이징, 구이양 등 중국 내 여러 도시의 에이전시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산동국제유치여행유한공사(칭다오)와 여림항여행자문서비스유한공사(구이양), K-DREAM 카페베네 중국법인(심양) 등은 대구의료관광을 전담하고 있다.
산동국제유치여행유한공사는 2011년 칭다오 현지 대구의료관광 설명회 때 접촉돼 올해 5월 전문 코디네이터 2명으로 구성된 대구의료관광자문센터를 개소했다. 최근 코디네이터 교육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대구에 의료관광객을 보낼 예정이다. 여림항여행자문서비스유한공사는 가장 활발하게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에이전시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대구에 의료관광객을 보냈다.
K-DREAM 카페베네 중국법인은 심양에 있는 커피숍인 카페베네 내에 대구의료관광 홍보관을 별도로 마련해 대구의료관광을 알리고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 박인규 사무국장은 "중국은 커피 값이 비싸 커피숍 이용객이 대체로 부유한 사람들이다. 이에 착안해 커피숍 내에 대구의료관광 부스를 마련해 대구의료관광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장기적으로 중국 내 다른 카페베네에 한류문화체험 코너를 마련해 대구의료관광을 하나의 아이템을 넣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하나의 대구의료관광 전담 에이전시인 '헤메라'도 11일 대구의료관광상담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세계로 뻗어가는 네트워킹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공략도 활발하다. 러시아는 지난해 초부터 사하자치공화국과 캄차카반도, 울란우데 등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러시아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척추나 순환기, 심장 질환 등의 중증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대구시 첨단의료산업국 최운백 국장은 "최근 사하자치공화국에서 중증환자 10여 명이 대구를 찾았는데 중증 치료인데다 일반적으로 15~30일 장기체류하기 때문에 1인당 몇 천만원을 쓰고 갔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쯤 러시아에 대구의료 홍보관 문을 열 계획이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의료기술이 앞서 있기 때문에 한방과 모발이식, 피부 등 특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일본 관광객은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등을 찾아 한방 치료받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시는 대구와 부산. 경남 등을 잇는 여행 상품을 개발해 일본 관광객에 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캄보디아는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운영하는 프놈펜 대구파티마메디컬센터를 통해 현지 의료관광객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50명 이상이 대구를 방문해 건강검진 받고 안동이나 경주, 부산 등지를 관광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한 바 있다. 베트남도 올해 초부터 접촉하고 있으며 내년쯤 홍보관을 개소해 본격적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현지 병원 짓고 의료 기술 알려
시와 중기투자그룹 합작의 대구의료센터 건립은 대구의료관광의 획기전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기투자그룹은 베이징 절강성 지역에 100억원가량을 투자해 내년에 대구의료센터를 짓고 시는 대구의 우수한 의료진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중기투자그룹과 MOU를 맺은 데 이어 지난 6월 중기투자그룹 임원진이 1차로 대구를 찾아 대구의료관광을 체험했다. 8월 말쯤에는 그룹 임원진이 2차로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대구의료센터 규모는 논의 중이지만 건강 검진과 성형, 모발이식센터 등이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무국장은 "대구의료센터는 현지 상담센터 개념을 넘어서 시와 중국과의 합작을 통해 처음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라며 "중국인에게 메디시티 대구를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병원의 현지 병원 운영도 활발하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알마티동산병원에 원격의료센터를 개소해 현지인과 고려인에게 시간'공간적 제약 없이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도 캄보디아 프놈펜에 대구파티마메디컬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연미인 성형외과도 지난해 베이징에 'My Like 병원'을 설립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 국장은 "신뢰성 있는 해외 에이전시를 최대한 확보하고 현지 병원 설립 등 루트를 다양화해 네트워크가 그물망처럼 촘촘히 이뤄져야 의료관광객이 지속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며 "중국뿐 아니라 북미나 다른 나라와의 네트워크도 이뤄지도록 마케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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