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글이글 끓는 대구…더위 기록도 녹아내린다

낮 최고기온이 36.8℃까지 치솟는 등 대구가 이글거리고 있다. 8일 달서구 달서대로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 찬 아스팔트 위를 힘겹게 건너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낮 최고기온이 36.8℃까지 치솟는 등 대구가 이글거리고 있다. 8일 달서구 달서대로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 찬 아스팔트 위를 힘겹게 건너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밤낮없이 이어지는 기록적인 '찜통더위'에 대구경북이 녹초가 됐다. 8일 낮 대구 최고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6.8℃까지 오르는 등 낮에는 체온 수준의 기온을 보이고, 해가 진 밤에도 좀처럼 기온이 떨어질 줄 모르는 열대야가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무더위 기록 깨는 가마솥더위=8월 들어서 한낮의 기온은 30년(1981~2010년) 동안 평균인 31도를 계속해서 웃돌고 있다. 1일 34.9도를 시작으로 6일 36.6도를 기록한 이후 연일 36도를 넘고 있다. 이달 1~8일 가운데 7일이나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을 기록했다. 지난달의 폭염 일수는 지난해 같은 달(13일)보다 9일이나 많은 24일이나 됐다. 이는 30년간 평균인 9.2일의 2.6배이고, 28일을 기록한 1942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여기에 강한 햇볕이 대구를 더욱 달구고 있다. 태양의 직사광선이 구름이나 안개 등에 차단되지 않고 지표를 비추는 '일조시간'이 길수록 기온은 올라간다. 지난달 일조시간은 208.2시간으로 8일 반나절 동안 해가 지지 않고 직사광선이 내리쬔 양과 같다.

땀을 식혀줄 바람이 약한 것도 폭염을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이다. 분지 지형인 대구의 7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바람의 속도는 얼굴에 느낄 수 있고 나뭇잎이 약하게 흔들리는 초당 1.6~2.4m 정도였다. 이날 아침(오전 5~9시)과 저녁(오후 7시~자정)에는 바람이 더욱 줄어 각각 0.5~0.9m와 0.9~1.7m를 나타냈다. 이는 풍향계로 측정이 쉽지 않고 연기가 날리는 모양으로 바람이 부는지 알 수 있는 정도다.

◆해가 져도 6월의 한낮처럼 더워=한낮의 달궈진 열기가 식지 않고 밤을 지나 아침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8일 오전 대구의 하루 최저기온이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게 나왔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대구의 최저기온은 28.2도로, 1909년 이후 104년 동안 기록된 하루 최저기온 중 가장 높았다. 그전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7월 31일의 27.8도였다. 즉 해가 진 뒤에도 대구 6월의 30년 평균 낮 최고기온(28.3도)과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는 셈이다. 8월의 밤이 6월의 대낮 땡볕만큼 더운 것이다.

식지 않은 대구의 밤은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는 이달 7일 중 4일이 열대야였다. 지난달 대구의 열대야 일수도 19일이나 됐다.

밤낮없이 뜨거운 대구 공기는 6일 오후 1천 차례가 넘는 벼락을 불러오기도 했다. 대구 지상의 달아오른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데 마침 이날 상층에는 영하 5도가량의 차가운 공기가 지나고 있었다. 상층과 하층의 기온 차가 커 대기가 불안정해 소나기구름과 벼락을 만들었다. 대구에 3시간여 동안 1천683회의 벼락이 쳤고 이는 1분당 약 9회에 달한다.

한윤덕 대구기상대 예보관은 "가끔 소나기가 내리긴 하지만 기간이 짧고 넓이도 좁아 땅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이달 중순까지 무더위는 이어지겠고 하순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열대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폭염특보: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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