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한호택 지음/ IGMbooks 펴냄
호암 이병철 회장은 사람들에게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지엽보다는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인 생각,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고 말했다. -추천의 글 중에서-
이 책 '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는 '가치경영'의 중요성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주인공 가한이 인생의 본질과 경영의 의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쓴 것이다. 책은 '사람은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다. 가치관이라는 영혼의 힘이 없다면 사람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존재의 이유를 모를 때 우리는 구토할 수밖에 없다고 사르트르가 말했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가치관을 가진 기업은 위기의 순간에 오히려 더 성장한다. 그러나 영리추구라는 목표 이외의 다른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한 조직은 경영의 어려움이 닥치면 곧바로 무너지기 일쑤다'고 말한다.
싼값에 좋은 자동차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포드는 자동차왕이 되었다. 모든 책상 위에 컴퓨터를 한 대씩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가졌던 스티브 잡스는 존경받는 경영인이 되었다. 크게 성공한 기업인들 중에 돈만을 좇아 기업을 운영했던 사람은 없었다. 돈을 추구할 땐 돈을 벌지 못하고, 돈이 안 될 것 같은 '가치'를 추구할 때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레고를 조립해서 완성품을 쌓아가게 하고, 또 다른 그룹은 완성품을 만들자마자 보는 앞에서 바로 부숴버리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앞의 그룹은 독창적인 모양의 완성품을 계속 만들어갔지만, 뒤에 그룹은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더 이상 레고를 조립하지 않았다. 애써 만든 자신들의 창작물이 눈앞에서 부서지는 모습을 거듭 보면서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기업도 사람과 같다. 자신들의 행위에 사회적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기업은 쉽게 나태해진다. 기업은 개인보다 오히려 가치를 공유하기가 어렵다. 조직에 속한 많은 사람의 생각이 같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인공 가한이 수많은 직원들의 마음속에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가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더불어 갖은 난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많은 사람들 마음에 바른 가치관을 심어줌으로써 성공적인 기업경영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제각각 생각이 다른 직원들이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고, 조금씩 변하고, 진정한 일의 의미를 깨닫고, 자부심으로 뭉쳐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려면 기업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장소가 아니다. 회사원 또한 단순히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다. 회사원은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회사에서 하는 일 자체가 인간관계를 넓히고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다. 회사는 영리추구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또 해야 한다. 기업은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고 직원들의 꿈과 희망을 성취하도록 도와야 한다. 회사가 기업=영리추구기관이라는 단순한 도식에 사로잡히면 직원들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일에 돈벌이 이외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직원은 월급날만 기다릴 뿐 창의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은이 한호택 교수는 삼성화재 신경영추진팀을 거쳐 교육센터장으로 일했으며, 현재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로 있다. '하루 만에 배우는 6시그마' '위기관리 10계명' '세상의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등을 썼다. 407쪽, 1만6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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