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여름철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친 경험을 한다. 웽웽거리며 성가시게 구는 모기에 물리면 단지 가려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하게 긁다 보면 상처를 통해 농가진 등 2차 감염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일본뇌염이나 말라리아뿐 아니라 최근엔 이름조차 생소한 '치쿤구니야열'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치쿤구니야열 환자가 처음 국내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23세 남자 환자는 6월 필리핀 방문 중 모기에 물렸고 귀국 후 발열과 등 부위 통증, 발진으로 입원했다가 다행히 완치됐다. 국내에도 치쿤구니야열을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 자체 발생한 환자 보고는 없었다.
◆무심코 긁다가 농가진에 걸릴 수도
피를 빠는 것은 모기 암컷이다. 정자를 받은 암컷은 알에게 단백질과 철분을 공급하기 위해 피를 빤다. 암컷은 이틀에 한 번꼴로 알을 낳는데, 평생 700여 개의 알을 낳는 셈이다.
모기가 피를 빠는 순간에는 아무런 느낌을 갖지 못한다. 미량의 진통제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물리고 나면 가려움 때문에 견딜 수 없다.
물린 자리에 피가 몰려 열이 나고 벌겋게 부어오르며 가렵거나 쓰리다. 일반 모기의 독은 몸에서 저절로 해독된다. 문제는 가려움증.
무심코 긁다가는 손에 있는 세균 때문에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어른들은 가려움을 참기도 하고 긁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아이들은 피가 날 정도로 계속 긁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모기에 물린 상처가 붓고 검게 변해 병원을 찾았다가 '농가진'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농가진은 상처 부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가 침투해 2차적으로 물집과 진물이 생기고 딱지가 지는 감염병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토피 피부염 상처나 모기에 물린 부분을 심하게 긁다가 흔히 생긴다.
농가진은 7,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는데다 무더위 탓에 인체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기가 많아서 상처가 생기기도 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농가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09년 27만여 명에서 2011년 29만8천900여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8월에 발생한 환자는 5만9천여 명으로 월평균 환자보다 2배가량 많다.
◆모기 기피제 사용은 주의해야
모기를 쫓아내는 허브 활용도 좋은 방법이다. 로즈제라늄은 '모기 쫓는 풀'로 통한다. 모기는 로즈제라늄이 뿜어내는 상큼한 레몬 향을 싫어한다. 라벤더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방충제로 쓰였다. 창틀이나 침대 옆 탁자에 라벤더를 올려두면 모기의 침입을 줄일 수 있다. 모기에 물렸을 때 라벤더 원액을 발라주면 피부를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야외에서 많이 쓰이는 모기 기피제는 모기를 죽이는 효과는 없다. 다만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을 함유해서 피부나 옷에 뿌렸을 때 모기가 무는 것을 막아준다. 밴드, 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로 나와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성분과 농도에 따라 지속시간과 사용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 전에 반드시 사용법을 충분히 읽어야 한다. 짧은 시간 야외에 나가는 경우에는 낮은 농도의 제품을 반복해 쓰는 것이 안전하다. 필요 이상 많은 양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나 입 주위, 상처 부위, 햇볕에 많이 탄 피부에는 바르지 않는다.
외출 후 돌아오면 모기 기피제를 뿌린 팔과 다리를 비누로 깨끗이 씻고, 옷도 세탁한다. 모기 기피제는 가급적 옷 안쪽에는 뿌리지 말고, 밀폐된 장소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함유된 화학성분이 드물지만 어린이나 호흡기 질환자에게 재채기나 두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 발진 등 부작용이 생기면 비눗물로 씻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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