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땀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땀은 체온 조절과 노폐물 배출 등 인체의 냉각장치 역할을 한다. 운동을 하거나 사우나와 찜질방처럼 온도가 높은 곳에 있을 때,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체온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이때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이 반응해 땀샘을 자극하고 땀 분비가 촉진된다. 땀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식혀 체온이 정상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한다.
◆땀,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곤란
땀은 두 종류로 나뉜다. 주로 겨드랑이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아포크린 땀'과 손바닥'발바닥'몸통 등 전신에 분포한 에크린 땀샘에서 만들어지는 '에크린 땀'이 있다. 땀샘은 200만~300만 개에 이를 만큼 거의 모든 피부에 골고루 분포돼 있으며, 일반인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보통 600~700㎖에 이른다.
다한증은 말 그대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증상이다. 그저 더워서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것과는 다르다. 주위 환경과 상관없이 정신적으로 긴장할 때 땀이 너무 난다는 것이 다한증의 문제다. 주로 손, 발, 겨드랑이에서 발생한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두피와 얼굴에서 땀이 지나치게 나는 것도 다한증인데, 이를 '미각성 다한증'이라고 부른다.
한편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과 심한 악취가 나는 액취증은 다르다.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이 피부 표면의 세균 때문에 분해되면서 악취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겨드랑이 다한증이 액취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다한증을 치료하면 액취증도 호전시킬 수 있다.
◆땀 때문에 대인기피증 올 수도
다한증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신체 일부분에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이 중에 손과 발(수족부 다한증)이 가장 흔하다.
손이 늘 축축하게 젖는 수부 다한증의 경우 책이 젖어서 찢어지고, 연필이나 볼펜도 미끄러워서 쓰기 힘들다. 악기를 다루거나 운전을 한다거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조차 불편하다. 사람을 만나 악수를 할 때도 상대방이 기분 나쁠까 봐 항상 의식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증상이 심해지면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다.
원인에 따라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2차성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 만성 염증, 자가 면역 질환, 폐경, 사고에 의한 신경계의 손상 등 앞선 원인이 있는 경우다. 그러나 다한증 때문에 고민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1차성에 속한다. 원인이 확실치는 않지만 다만 어떤 상황에서든 땀샘 분비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반응해 생기는 것이라고 추정한다.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자신도 다한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스트레스나 긴장 등 감정적 자극으로 심해지기도 한다.
◆흉부교감신경 잘라주는 수술
흉부교감신경 차단술은 효과가 뛰어나 가장 널리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최근 들어 비디오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보편화됐다.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 뒤 2㎜ 굵기의 흉강경을 집어넣어 땀 분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흉부교감신경을 잘라주는 것이다. 흉터나 통증이 거의 없고, 하루만 입원하면,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수술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수술 후 필연적으로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한다. 손발을 통해 나오던 땀이 줄면서 다른 부위(주로 몸통과 엉덩이 부위)에 땀이 증가하는 것을 보상성 다한증이라고 한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할 때는 손, 발, 겨드랑이에 국한돼 땀이 많은 경우에만 하는 것이 좋다. 이런 병적인 1차성 다한증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평소 느긋한 마음으로 감정 변화를 조절하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흉부외과 이정철 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