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야초 효소 마니아, 영천 반계선 씨

"자연이 준 선물로 건강 회복"…125종 효소 제조, '감로이슬'

반계선 씨가 자신의 발효창고에서 효소 제조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민병곤기자
반계선 씨가 자신의 발효창고에서 효소 제조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민병곤기자

"산야초 효소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어요."

반계선(59'여'영천군 신녕면 완전리) 씨가 각종 산야초 125가지를 옹기에 담아 천연 발효 효소를 제조해 화제다.

반 씨의 집 옆에 있는 500㎡ 규모 발효 창고에 들어서면 각종 효소로 가득 찬 단지 250개와 유리병 수백 개가 한눈에 들어온다. 창고 한쪽에는 소규모 저장탱크 수십 개도 눈에 띈다. 대부분 5년 넘은 효소들이다.

반 씨가 효소를 담그기 시작한 것은 8년 전부터. 당시 건선과 천식을 앓아 거의 매일 병원에 다니던 반 씨는 산야초로 담근 효소를 3개월쯤 복용한 뒤 건강을 회복했다. 햇빛 및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했으나 효소 복용 후 야외활동은 물론 복숭아도 먹을 수 있게 됐다.

효소가 사람에게 이롭다는 것을 체험한 반 씨는 직접 생산에 나섰다. 2011년 11월에는 아예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작년에는 '감로이슬'이라는 상표등록과 함께 '천연 발효 효소의 추출물 및 조성방법'과 관련, 특허출원도 했다.

반 씨는 민들레, 우슬, 뱀딸기, 인진쑥, 칡, 삼백초, 도라지 등 125가지 산야초로 효소를 만든다. 배합되는 산야초가 100가지가 넘으면 음식궁합과 상관없이 서로 잘 어울린다고 한다.

반 씨의 발효 창고 옆 3천㎡ 규모 밭에는 하수오, 구절초, 생강, 돌나물, 곰취, 두릅 등 산야초들로 가득하다. 효소 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해 재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효소 재료는 인근 산이나 들에서 직접 구한다. 남해 바닷가에 가서 함초, 톳 등을 직접 채취하기도 한다.

남편 황용택(66) 씨도 지난달 개인택시 일을 그만두고 효소 제조를 돕기 시작했다. 산야초를 구해 씻고 담는 과정은 일일이 손으로 하기 때문에 항상 일손 부족에 시달렸기 때문. 이 부부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2, 3일에 한 번꼴로 산이나 들로 나선다.

황 씨는 앞으로 자동세척기와 대형 저장탱크 2개를 갖출 계획이다. 효소를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현재의 수작업으로는 지인들에게 공급할 정도의 소량 효소만 생산할 수 있다는 것.

반 씨는 건선 환자가 효소를 먹고 다 나았다며 전화를 할 때 가장 기쁘다고 했다. 붕대를 감을 정도로 건선이 심했던 환자가 완쾌 후 웃으며 찾아와 인사를 하기도 했단다.

반 씨는 "효소는 자연이 준 선물이다"며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피땀으로 혼을 담아 효소 제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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