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로 알려진 도산서원 내 금송(金松)이 안동시의 세계유산 등재와 사적 보존 및 관리를 위한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 수립으로 서원 밖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 금송은 박 전 대통령이 도산서원 성역화사업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70년 12월 청와대 집무실 앞에 있던 금송을 옮겨 심었다 2년 만에 말라죽자, 당시 안동군이 동일 수종을 구해 몰래 같은 자리에 식재해 논란이 됐다.
금송 앞 표지석의 내용도 '박 전 대통령이 아끼던 나무로 손수 옮겨 심었다'는 내용이 표기돼 있다가 문화재 제자리찾기운동(사무총장 혜문 스님)의 문제 제기로 40여 년 만인 지난 2011년 12월 '박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는 2년 만에 고사했고 동일 수종을 다시 식재했다'는 내용의 표지석으로 교체됐다.
안동시가 이번에 수립한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은 국'도비 8천4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호연건축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원현)에서 도산서원의 전반적인 보존과 설비, 활용 등 내용의 용역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수립된 것이다. 이 종합정비계획은 최근 문화재청에서도 최종보고회를 마쳤으며 여러 종합정비계획 중 '금송이 도산서원의 자연경관을 저해하기 때문에 서원 밖으로 옮겨 보존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이번 금송 이전이 결정됐다는 것.
이 금송이 한반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일본 고유종으로, 현재의 청와대 자리에 조선총독관저를 건립할 당시 일본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이전 문제가 10여 년 전부터 제기됐다.
2007년 이전까지 발행됐던 1천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한 금송은 '우리나라 화폐에 일본산 소나무가 그려져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으로 이후 신권에서는 삭제됐다.
안동시는 현재 도산서원 내 금송의 이전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전문가들과 옮길 위치를 고민하고 있으며 서원에서 다소 떨어진 광장이 될지 아니면 서원과 가까운 곳이 될지 현재 논의 중이라는 것.
손상락 안동시 세계유산담당은 "전문가들과 이 금송 문제를 고민했고 만장일치로 옮겨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며 "금송이 옮겨진다면 도산서원 관리사무소나 안동시 문화예술과에서 이전 사업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혜문 스님은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산서원 금송과 관련, '국민을 기망하는 행위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도산서원 밖으로의 금송 이전과 위자료 1천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고 13일 재판이 열린다.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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