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력 위기, 절전으로 슬기롭게 넘기자

오늘부터 사흘간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휴가를 마친 기업들이 이번 주 재가동에 나서고 폭염이 계속돼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자 주무 장관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절전을 호소하는 등 사태가 긴박하다.

11일 전력 수급 위기 대책 회의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14일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인 8천만㎾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력 공급 능력인 7천744만㎾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비상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전력 수급 경보 '경계' 수준으로 예비 전력에 거의 여유가 없다. '경계'(예비 전력 100만~199만㎾) 발령이 나면 산업체는 냉방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가정도 냉방 기기'가전 기기 가동을 중단하고 조명도 꺼야 한다. 한 단계 높은 '심각'(100만㎾ 미만) 단계에 이르면 재작년 9'15 순환 단전과 같은 혼란도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모든 비상 대책을 동원해도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관 입에서 자칫 발전기 1대만 고장 나도 블랙아웃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원전 비리와 각종 발전 사고 등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정부와 전력 당국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블랙아웃이 우려되는 다급한 상황에서 마냥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는 없다. 국가 전체가 심각한 처지에 내몰리지 않도록 절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전기 플러그를 뽑는 등 작은 것이라도 협력하자. 불볕더위에 어렵더라도 사흘을 잘 견뎌 최악의 사태가 오지 않도록 모두 절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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