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상 최악의 전력 대란이 예상됐지만 국민과 기업들의 절전 노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전력 당국은 각 계의 자발적인 절전 노력으로 원자력 발전소 2기분에 해당하는 200만㎾의 전력이 절감돼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 단계에 이르지 않고 '주의' 단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12일 피크시간대 공급능력 7천743만㎾에 최대수요 7천303만㎾로 평균 예비력이 440만㎾(예비율 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예비력 400만㎾대를 유지한 덕분에 순환 정전 등의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해 산업계는 물론 전 국민이 절전에 나섰다. 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기업체들이 피크시간대 조업을 일부 중단하거나 조업량을 줄였다. 또 전국 2만여 공공기관은 냉방기 가동을 중단하고 전등조차 끈 채 업무를 봤다.
가정에서도 피크시간대 냉방기와 불필요한 가전제품의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 국민적인 전력절감이 전력 대란을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력수요가 예고 치보다 310만㎾가량 줄면서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이날 최대 수요전력은 수급 경보 3단계인 '관심'이 발령된 지난 9일의 7천360만㎾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13일에도 폭염이 지속되면서 순환 정전 등의 조치가 내려지는 '경계' 단계가 발령될 가능성이 커 여전히 국민적 절전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울원전4호기가 13일 2년 만에 재가동되고 고장 났던 서천'당진화력발전소가 복구됐지만 전력거래소는 13일 오후 예비전력이 156만㎾까지 떨어져 '경계'가 발령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피크시간대인 오후 2, 3시 예비전력 200만㎾가 붕괴하면서 '경계'가 발령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시간대의 절전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경계경보가 발령되면 전력 당국은 전국에 민방위 사이렌을 울려 정전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고 미리 약정된 426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상 첫 '긴급절전'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로서는 수요조절 외에는 전력난을 극복할 뾰족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10일 밤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한 당진복합화력발전소 3호기(공급력 50만㎾)는 다음 주에나 복구될 것으로 보이고 전날 오전 정지됐다가 곧바로 재가동된 서천화력발전소(20만㎾)도 최대 출력을 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만에 하나 100만㎾급 발전기가 한 대라도 돌발적으로 가동을 멈춘다면 전력수급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력 당국은 "12일과 마찬가지로 13일과 14일에도 산업계와 전 국민의 절전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불편하시더라도 부디 전력 수요를 최대한 줄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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