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되면서 대구경북 대학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대구 경우 일반계 고3 학생 2만9천여 명 중 12% 내외인 3천여 명이 매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대학 경쟁력 약화가 도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새 정부가 최근 발표한 '지방대학 육성방안'과 같은 지원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인재들의 수도권 유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대학들이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개설한 '인재학부'다.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는 지난해 치러진 2013학년도 입시에서 정원 30명 중 13명이 미달됐다. 학과 개설 첫해인 2010학년도 미달이 난 이래 해마다 학생 모집에 애를 먹었다. 전면 장학금, 기숙사 제공 등 전폭적인 혜택을 받으면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이나 고시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지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경북대 관계자는 "인재학부는 최상위권 성적(수능 4과목 합 6등급 이내)을 갖춰야 하는데 이 성적대의 학생들이 지역에서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대구가톨릭대도 학생 모집 어려움 등의 이유로 2009년 개설한 'CU인재학부'(고위공직'법학전공)를 내년부터 모집 중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경북대 모바일공학전공은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로, 2011학년도에 야심 차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첫해 정원 30명 중 12명이 미달됐고 올해도 2명을 뽑지 못했다. 한 고교 교사는 "경북대 모바일전공은 수학B형과 과학탐구 성적을 각 1등급으로 요구하는데, 자연계에서 그 성적대면 의예과를 지원하거나 수도권 상위권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권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의예과 등에도 지역 인재들이 줄고 있다.
경북대 의전원'치전원'법전원의 경우 대구경북지역 대학 출신이 2012학년도에 총 298명 중 102명(34%)이었지만, 2013학년도에는 295명 중 86명(29%)으로 줄었다. 영남대 의예과는 2009학년도 신입생 38명 중 31명(81.6%)이 지역 고교 출신이었지만 2013학년도에는 53명 중 29명(54.7%)에 그쳤다. 계명대 의예과도 2009학년도에 81명 중 52명(64.2%)이던 지역 고교 출신 신입생이 2013학년도에는 80명 중 40명(50%)으로 줄었다.
대구의 한 입시전문가는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은 의예과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대학 학과에서 나타난다"며 "수도권 대학'학과가 꼭 객관적인 평가나 취업률에서 앞서는 게 아닌데도 취업을 위해서 무조건 '서울로 가고 보자'라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인재 유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 스스로 인재를 붙잡으려는 노력과 함께 지방대학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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