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 일본 고교생들과 함께 벌인 반핵 반전 서명운동은 작지만, 평화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 남산고 1학년 박상근 군은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한'일 고교생 평화교류활동에 참가했다. 박 군은 이달 3일부터 11일까지 9일 동안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일원에서 일본 고교생들과 함께 전쟁과 핵 위험 없는 세상을 위한 1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서명은 이달 말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UN 군축위원회에 전달된다. 한국피해자원폭협회와 한'일 고교생 평화교류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 한국에서는 박 군 등 3명의 고교생이 참가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에서 본 원폭 피해의 참상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한순간에 가족과 친구, 애인이 사라진 현장을 말해주고 있었으니까요."
일본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 평화운동과 반전반핵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두 도시가 원폭의 처참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5년 8월 6일 미국은 일본의 군수물자 보급을 막는다는 이유로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했고 사흘 뒤인 9일에는 나가사키에도 원폭을 투하했다.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졌을 때 일제의 강제징용 등으로 머물던 한국인 2만여 명 중 1만여 명이 희생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한국에서도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원폭으로 인한 전체 피폭자는 70만 명에 이르고 이 중 10%에 해당하는 7만여 명이 한국인 피폭자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정부는 당연히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지난 1965년 박정희 정부와 맺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식민지 피해와 관련해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박 군은 나가사키에 있는 조선인 희생자 추모식과 히로시마 평화공원 기념식, 나가사키 평화 대집회 등에도 참가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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