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14일 적절한 양보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남북합의라는 점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주춧돌이 됐다는 평가와 더불어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보류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선 가동 중단 133일 만에 이뤄진 극적 합의로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위한 남북한 회담이 재추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남북한 제2차 실무회담이 열리던 지난달 10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때 남측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전제로 적십자 실무접촉만 수용하자 북측은 두 회담을 모두 보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공단 정상화 합의가 이뤄진 이상 보류됐던 두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커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합의와 같은 경험을 남북 간 신뢰의 출발자산으로 삼는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그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 대북 인도적 지원 등 요소들이 남북관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이달 19일부터 12일간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을 실시한다고 통보했음에도 과거 비난을 쏟아내던 것과 달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점도 남북 관계의 진전 가능성을 더욱 높게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한 것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보고 있다.
일단 포석을 마련하는 낮은 급의 회담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회담의 '격'(格)을 높여간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포괄적인 논의, 특히 '격' 문제로 결렬된 남북당국자회담 등도 성사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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