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우물' 실패 후…대구 지하수 개발 손 놨다

"수요처 없어" 개발가능량 대비 이용률 전국 하위권

대구시가 지하수 활용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2010년 야심 차게 기획했던 동네우물 만들기 프로젝트가 실패작으로 결론나면서 민간 주도의 개발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2012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지하수 관리 기본계획을 보면 대구시의 지하수 개발가능량은 연간 7천800만㎥. 이 중 2천500만㎥만 이용하고 있다. 개발가능량 대비 이용률은 32%로 대구와 개발가능량이 비슷한 대전(55%)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 7개 대도시 중 하위권에 속한다.(표 참조)

대구시가 현재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달구벌대로를 식혀주는 클린로드 시스템과 동네우물이 전부다. 2010년 설치된 클린로드 시스템은 도시철도 2호선 10개 역사에서 유출돼 버려지는 지하수를 활용한다.

대구시의 지하수 이용률은 크게 진척된 것이 없다. 대구의 지하수 이용량은 2007년 말 2천440만㎥/년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천500만㎥/년으로 제자리걸음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2010년부터 시작된 동네우물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등 13곳의 동네우물을 개발한 것이 전부다.

2010년 당시 대구시는 2013년까지 동네우물 300곳을 개발해 시민 누구나 물을 떠먹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4% 수준에 그친 것이다. 대구시 물관리과 관계자는 "수질 기준에 안 맞는 곳도 있는 등 계획에 차질이 생겨 동네우물 13곳을 개발하는 데 그쳤다. 동네우물도 더 이상 개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신고된 지하수 관정 숫자는 총 4천777개. 이 중 목욕탕, 세차장 등에서 쓰고 있는 생활용 관정이 3천336개, 음용 목적으로 허가된 관정 수는 368개에 불과하다.

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지하수 활용에 적극적이다. 개발가능량 대비 이용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전은 지난해부터 지하수를 시청사 화장실용수와 조경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도심에서 사용되는 바닥분수, 실개천 조성 등 도심 재생사업에도 지하수를 재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공급에 나서겠지만 시가 주도해서 지하수를 개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동네우물 프로젝트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구시 물관리과 관계자는 "지하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공급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해 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수요처가 뚜렷이 없어 개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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