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5인 작가의 예술 퍼포먼스

김규형 작
김규형 작 '시간'
윤동희 작
윤동희 작 'Illusion'

 ◆김규형 작가의 '시간'

김규형은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이다. 몽골에서는 전 일정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방대한 작업을 하였다. 작가는 "사진의 근원은 '시간'이다.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 모든 사실은 과거로 멀어져간다. 사진의 메커니즘도 시간에 의해 작동되며, 이는 사진의 기능에서부터 개념적인 부분까지 시간이 지배하고 있다고 하겠다. 몽골의 초원과 한국의 시간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에 집중했다. 초원에서 보내는 시간과 약속, 거리 등이 도시 중심의 한국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느꼈다. 이것은 상대적인 시간이고, 새로운 자극이었다. 단순히 빛깔과 풍경이 다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시간 속에서 작업하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나영오 작가의 '흔적'

몽골 사막에서 사막 여우를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 사막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막 여우를 만난 작가는 그날 밤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고 난 뒤 숙소인 게르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깜깜한 사막에서 길을 잃고 두려움에 떨다가 게르의 불빛을 발견했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다음 날 이야기를 들은 몽골 작가 바트라는 사막 여우를 보면 한 사람은 반드시 길을 잃어버린다는 전설을 알려주었다.

작가는 남고비에 머무르는 엿새 동안 초원에 한지를 펼쳐놓고 자연의 흔적을 담는가 하면, 한지를 구기고 다시 펴는 행위를 반복하여 생긴 구김 위에 바양작에서 채취한 진흙과 풀, 모래, 재, 자석으로 채집한 쇳가루 등 몽골 자연에 있는 소재들을 사용하여 손으로 자연의 흔적을 그리고 다시 한지를 구겨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윤동희 작가의 'Illusion'

기타로 작사 작곡을 하는 등 음악적 재능을 가진 작가는 욜 밸리에서 구입한 구멍이 난 작은 원석 돌을 이용하여 피리처럼 후후 불며 음악의 소리를 찾아냈다. 미디어 영상 설치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는 협업 퍼포먼스를 통해서 받은 영감을 'Illusion'이라는 설치작업으로 풀어내었다. 작가는 "흙더미 중앙에 반쯤 파묻힌 물이 가득 찬 컵 안에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도시풍경은 일루전으로 내가 있던 공간(대구) 저편의 풍경을 이곳에(몽골) 끌어오고 그 공간 시간의 층 아래 흙 속에는 몽골에서 채집된 소리가 들어 있다. 아누와 내가 함께한 소리 퍼포먼스(자연의 소리)는 물에 비치는 풍경과는 반대로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이 아닌 그곳의 소리를 흉내 낸다"고 밝혔다.

 ◆리우 작가의 'BOUNDLESS BODY'

설치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는 욜 밸리에서의 디지털 이미지 퍼포먼스(8월 13일 자 기행기 1편 참조) 외에 석고상을 몽골 자연에 노출하는 작업을 통해 소통을 시도하였다. 작가는 "나의 작업의 주요 개념은 BOUNDLESS BODY이다. 높이 20㎝가량의 석고 좌상을 무한 반복으로 복제하고, 그 위에 세상과의 교감을 담아내는 작업을 올해 초에 시작했다. 이 석고 좌상 다섯 개가 나와 동행했는데, 그 녀석들은 일종의 아바타가 되어 나와 더불어 초원을 교감했다"고 말했다.

 ◆이도현 작가의 'Trans- connection'

작가의 주요 개념은 'Trans- connection'으로 작가는 몽골 사막에서 Trans- connection을 식사를 함께한다는 행위로 표현했다(8월 13일 자 기행기 1편 참조). 작가는 몽골에서의 체류기간 동안 식사를 하는 자리면 어디든지 준비해간 흰 식탁보를 깔고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하였으며 사막에서는 직접 한국 음식을 만들어 몽골 작가와 나누어 먹는 행위를 통해 소통을 시도하는 작업을 했다. 작가는 "설치된 작품에서 흰 식탁보는 식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소통을 시도하는 주체로서 '내'가 음식을 나누는 퍼포먼스는 나와 타자 간의 소통의 시도이자 치유이다"라고 밝혔다.

김은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