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차의 승차를 두고 맞닥뜨린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2위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이달 13일 대구시민야구장. '달구벌 대첩'이라 불릴 만큼 올 시즌 선두싸움의 최대 분수령으로 지목받은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흐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화끈한 방망이 쇼가 펼쳐졌다.
이날 양팀이 주고받은 안타만 모두 33개(삼성 15개'LG 18개). 삼성이 9대16으로 패해 승차 없는 추격을 허용했지만, 양 팀은 이날 한 경기서 두 팀 모두 선발 전원안타(LG 4회, 삼성 6회)를 때려내 프로 통산 네 번째의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2003년 5월 4일 수원 KIA-현대전에서 처음 나온 후 2003년 8월 9일 대전 현대-한화전을 거쳐 2011년 9월 14일 대전 KIA-한화전까지 단 세 번만 나온 그야말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한 팀이 한 경기서 선발로 출전한 타자가 전원 안타-타점-득점을 거둔 경우는 몇 차례나 있었을까. 이를 달성하려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새겨 넣은 선수들이 모두 좋은 타격감을 지녀야 가능하다. 한 명이라도 안타나 득점, 타점을 올리지 못하면 이뤄낼 수 없는 기록이어서 이런 기록이 탄생했을 때 선발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새겨 넣은 감독은 얼마나 뿌듯할까.
이 진기록은 1982년 프로 출범 후 딱 세 번 나왔다. 그중 두 번이 삼성에 의해 작성됐다.
삼성은 1990년 프로 출범 9년 만에 새로운 진기록을 탄생시켰고, 2002년 다시 한 번 진기록 수립의 기쁨을 누렸다. 한 차례는 1999년 현대의 몫이 됐다.
1990년 삼성은 막강타선을 뽐냈다. 그해 삼성은 한 경기에서 전원안타-타점을 동시에 수립하고 나아가 전원안타-타점-득점까지 이루는 진기록을 생산했다.
삼성은 그해 5월 31일 대구에서 벌어진 OB전에서 홈런 6개 등 27안타를 퍼부으며 국내 최초로 전원안타-매회안타-전원타점을 동시에 수립하고 20대3으로 대승했다.
삼성은 이날 맹공으로 48루타를 기록해 1987년 7월 10일 같은 장소에서 태평양에게 당했던 팀 최다루타 기록(46)을 바꿔놓았으며 팀 최다안타, 팀 최다홈런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전날 관중에 대한 깡통투척사건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이만수 대신 마스크를 쓴 박정환은 입단 9년 만에 처음으로 연타석홈런을 때려냈으며 김용철도 이날 연타석 홈런 덕분으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에 올라섰다.
삼성은 또 8월 28일에는 태평양을 불러들여 이만수가 연타석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는 등 21안타를 뿜어대면서 국내 최초로 전원안타-타점-득점을 동시에 기록했다.
삼성은 2회말 11타자가 등장하며 연속 7안타(1포볼)로 8점을 줄줄이 뽑아내는 등 전원득점기록을 일찌감치 달성해놓고서 4회에는 선발타자 중 유일하게 타점을 일구지 못했던 이현택이 후련한 솔로 홈런을 터뜨려 전원타점까지 완성했다.
이전까지 선발타자 전원안타-득점은 6번. 전원안타-타점은 그해 5월 31일 삼성이 OB전서 처음으로 기록했다. 삼성은 나아가 석 달 만에 선발타자들이 안타-타점-득점까지 세 기록을 처음으로 한꺼번에 이뤄냈다.
그후 12년이 지난 2002년 9월 7일. 삼성은 롯데를 대구로 불러들여 또 한 번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4회까지 0대4로 끌려가던 삼성은 5회 선두타자 브리또가 2루타를 뽑아냈고 마해영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5회에 3득점하며 1점차로 롯데를 쫓았다. 이후 삼성은 7회에 5득점, 8회에 무려 9득점을 추가하며 17대5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삼성의 선발타자들은 팀 사상 두 번째, 프로통산 세 번째로 전원 안타-타점-득점 기록을 빚어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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