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바람 나는 상주 농업] (2)수출 중심 농업구조 구축

농민 대신 지자체가 직접 해외시장 개척

상주시 농산물의 해외판로 개척을 위해 올 1월 발족한 상주시국제통상팀.
상주시 농산물의 해외판로 개척을 위해 올 1월 발족한 상주시국제통상팀.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는 FTA시대에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만큼 중요한 건 잘 파는 일이다. 내수에 집착하지 않고 과수나 화훼를 중심으로 한 기술집약형 수출 중심의 농업 구조를 구축해야 승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값싼 중국 농산물과의 경쟁과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은 수출 확대의 걸림돌이다. 농민들이 직접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농민들을 대신해 해외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 통상부서를 신설하고 민간 조직과 연계해 해외바이어를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 덕분에 미국과 중국 등에 수출 길이 열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잘 파는 농업의 길'을 걷다

주요 농산물 생산량이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주 지역도 수출길 확대는 어려운 숙제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130억원에 불과했고 품목도 상주 배가 85%를 차지했다. 다른 농산물은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다. 수입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대책 마련에 집중한데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특히 값싼 중국 농산물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앞으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품목을 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역 농업인들을 위축시켰다. 수출 중심 농업구조를 위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농업인들이 외국에 나가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수출문제를 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끌기로 했다. 올해 초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통상 TF팀(팀장 이상춘)을 설치했다. 상주의 수출단지'업체'농가 47개 소는 민간수출유통사업단을 발족해 상주시와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맛과 품질 등 전국 최고의 농업 인프라를 자랑하는 상주 농업에 대한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잘 파는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상주 찾는 해외바이어들

상주시는 우수 농산물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주요 수출국의 교민 사업가나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를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이들을 초청해 상주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한 것. 특히 해외바이어 등을 대상으로 재배과정부터 가공 및 유통 현장을 자세히 소개하고 상주 지역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소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상주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줬다.

올해 상주를 찾기 시작한 국내'외 바이어는 모두 100여 명이 넘는다. 이들은 농가와 가공업체를 찾아와 생산 과정과 품질에 만족했다. 특히 가공식품의 생산과정과 유통기한, 가격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계약을 하고 있다. 상주시는 국제통상팀을 투입해 상담과 계약 문제를 앞장서 풀었다. 덕분에 농가와 업체는 비용 부담 없이 해외에 우수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까지 가능하게 됐다.

◆활발해지는 해외수출

상주시는 올해 일본 수출회사 아사미케미칼과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절강상산유한공사, 러시아 모스크바 한인회와 수출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로 티엔 홍 대만 총영사와 동남아 무역업체 H&P 인터내셔널의 허팡 사장, 주한 미국영사 등을 상주시로 초청하는 등 지역 농'특산물의 해외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미국 뉴욕한인청과협회와 LA 대형유통마트와도 새로운 수출선을 구축했다.

상주 지역은 지난해 미국과 홍콩, 인도네시아에 포도 20t을 수출했다. 올해는 500t 이상을 수출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상주복숭아친환경영농법인은 지난 6월 경북도 원예농산물 수출단지로 지정됐으며 우리밀영농조합법인(대표 김영태)은 일본에 단호박 50t(4억원 규모)을 수출 계약하는 성과도 거뒀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절강상산자연식품유한공사(대표 이선호) 측이 상주 농'특산물을 수입하기로 하면서 농업인들이 가격경쟁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중국시장까지 넘보게 됐다.

절강상산자연식품유한공사는 한국식품 2천 여종을 수입해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대윤발 등 중국 전역 1천300여 개 할인점에 입점'판매하고 있는 중국 최대의 유통기업이다. 아울러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갤러리마트에서 열린 현지 판촉활동에서도 감 말랭이와 아이스 홍시, 벌꿀, 곶감 엿 등 상품 20여 종을 팔아 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아이스 홍시의 현지 반응이 좋아 갤러리마트 측이 중국 내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납품하기로 했다. 올 들어 상주시의 농산물 수출 품목은 배뿐만 아니라 곶감'포도'오이'배추'사과'복숭아 등으로 확대됐다. 수출대상국과 물량도 크게 늘어 목표했던 300억원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주꿀배사벌영농조합법인(대표 이동근)은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까지 상주 배를 수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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