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동강의 남조류가 창궐한 뒤에야 예보를 발령하는 등 수질예보제가 '예측'이라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질예보제는 녹조현상의 위험성을 사전에 알려 취'정수장 등에서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도입됐지만 뒷북 예보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
대구지방환경청은 19일 구미보(1만5천112세포/㎖)와 칠곡보(1만4천308세포/㎖) 등 2곳에 대해 수질예보제 중 가장 낮은 '관심단계'(남조류 기준 1만 세포/㎖ 이상)를 발령했다. 하지만 칠곡보와 구미보 남조류 수치는 이미 16일 측정에서 1만 세포/㎖를 넘어섰고 3일이나 지나서야 예보가 발령됐다.
수질예보제는 수치모델링을 이용해 장래의 수질변화를 예측'발표하기 위해 환경부가 지난해 1월 낙동강 등 4대강에 도입했다. '사전예방적 수질관리'가 목적인데도 녹조가 창궐해 수질이 악화된 뒤에야 발령된 것.
칠곡보와 구미보의 남조류 수치는 이미 7월 중순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7월 셋째 주에 각각 4천14세포/㎖와 7천362세포/㎖를 보인 뒤 8월 2일에는 7천624세포/㎖와 7천544세포/㎖를 나타냈다. 8월 초 장맛비로 잠시 세포수가 줄었다가 중순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사전 대응을 위한 예보발령은 없었다.
뒷북 예보에는 올 6월 수질예보제의 남조류 세포수 기준을 '500세포/㎖ 이상'에서 '1만 세포/㎖ 이상'으로 20배나 느슨하게 개정한 것이 한몫을 했다. 지난해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칠곡보는 6월 셋째 주(1천199세포/㎖)에 이미 수질예보 관심단계가 내려졌어야 하고 7월 마지막 주에는 5천656세포/㎖로 경계단계(기준 5천세포/㎖ 이상)가 발령됐어야 했다. 구미보도 7월 첫째 주에 988세포/㎖로 관심단계, 7월 셋째 주에 7천362세포/㎖로 경계단계가 내려졌어야 했다. 더 상류인 낙단보와 상주보도 개정 전의 기준을 적용하면 7월 말~8월 초 관심단계가 발령됐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내려진 수질예보는 없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이미 6월부터 낙동강 하류 쪽에서 녹조현상이 나타났고 7월 말~8월 초로 넘어오면서 중'상류까지 확산됐지만 수질예보는 한발씩 늦게 발령돼 왔다"며 "구미보 아래 위치한 구미광역취수장의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는데다 수질예보가 발령돼야 분말활성탄 투입 등 조류 대응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식수안전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남조류 세포수는 수온과 유속, 영양염류 등 발생 여건이 맞아떨어지면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최근 며칠 사이에 10배 이상 급증한 측면이 있다"며 "더위와 가뭄으로 녹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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