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국민은 실망하고 정치는 비난받고…

사실 한국은 매우 훌륭한 나라다. 짧은 시간 내 대단한 성장을 룩했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한국 사람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매일 접하고 늘 이야기하는 한국 정치에 대해서는 유달리 신물을 내고 있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SNS에 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치판을 비난한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인 한국이 정치수준은 후진국에 머무는 이유가 뭘까. 국회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정치인들과 국민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다.

언론 자료를 정리하고 분류해서 보고서를 쓰는 일을 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이상적인 사회를 형성하기엔 국민이나 정치인들이나 양쪽 다 미성숙하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기준은 높기만 하다. 국민은 사회'경제적으로 모두 100% 충족시켜주는 비현실적인 정치를 바라고, 정치인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되지 못해 사실상 절반의 지지도 받지 못한다.

우선 이 악순환의 시작은 정치판을 움직이는 정치인들에게 있다. 개개인으로 보면 훌륭한 정치인들도 집단을 이루면 무리를 지어 싸움한다. 이런 상황은 내가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처럼 당리당략에 초점을 두는 정당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 '나와 다른 것은 틀리다'와 같은 태도로 시종일관 서로 대립을 하고, 분열은 또 지역 갈등, 계층'세대 간의 갈등으로 번져나간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지역 갈등인 것 같다. 유난히 심한 영남과 호남의 뚜렷한 정당선호는 투표장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도 문제다. 한국정치는 계층 간의 지지성향이 지나치게 다르다. 계층 간의 차이만 부각시키려는 정당들의 태도 또한 옳지 않다. 물론 세대 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는 하나, 서로 비난하고 이해하지 않는 갈등은 없어야 한다.

정치판을 흐리는 데는 국민들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정당들이 자기 당의 이익만 챙기려 상대를 헐뜯고 대립하는 동안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들 사이에서도 많은 갈등과 논란이 생겼다. 그러나 섣부른 정보와 판단으로 잘못된 비난을 하거나, 옳은 비판을 하더라도 정치참여로 한 발 나아가지 않는 우리들의 국민의식도 문제다.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바라봤을 때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삶이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부정적인 관점으로 볼 뿐이었다.

물론 정치인들에게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민들 또한 기대에 못 미친 정치판이라며 쉽게 관심을 져버려서도 안 된다.

사실 정치라면 국민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과정이고 방안이어야 하는데, 오늘날의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국회에서 실습을 겸한 인턴생활을 하면서 정치에 관심이 많아지고 지식도 훨씬 풍부해졌음을 느낀다. 신문기사를 보고 이들을 정치 색깔별로 분석도 해보고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나 SNS를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도 살펴보았다. 이런 활동을 통해 추상적이고 어설픈 견해지만 한국정치 사회를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키우게 된 것 같다.

오늘날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말이나 글로 하면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실망과 비난이 아닌 올바른 정치참여를 통해 응원하는 국민과 그 목소리에 보답하는 정치인들의 소통이 조화롭다면 한국의 국제적 경쟁력과 위상에 걸맞은 정치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다.

손지형/Daegu International School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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