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 대형 놀이시설인 이월드 대표이사의 경영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들에게 머리카락 염색을 강요해 인권 침해 시비를 낳는가 하면 잦은 인사로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월드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월드에 부임한 대표이사 J씨는 지난달 중순 직원들에게 머리카락을 염색하라고 지시했다. 색깔은 무지개색으로 빨주노초파남보 중 1가지를 택해 염색하라는 것이었다. 놀이시설의 특성상 개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문제는 공연을 맡은 특수 업무 담당자들에게만 지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나이대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40대 초반의 관리직 직원도 머리카락을 염색해야 했다. 그 결과 210명의 직원 중 30명이 머리 색깔을 노란색이나 빨간색으로 염색했다.
논란이 된 지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직원들에게 흰색 바지나 빨간색 바지를 입고 다니도록 했다. 이월드 노조 측은 "이월드 복무규정에는 단정한 복장 규정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바지 구입비는 따로 없었다. 직원들은 사비를 털어야 했다. 특히 놀이공원 현장에서 근무하지 않는 사무'관리직의 경우 탈의실이 따로 없어 출'퇴근 시에도 특정 색깔의 바지를 입어야 했다. 결국, 이월드 노동조합은 최근 회사 경영진에 공문을 통해 인권 유린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경영진은 며칠 뒤 해명 공문을 보내왔지만 이월드 노조 측은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표이사 J씨는 "테마파크의 특성에 맞게 직원들에게 자율을 준 것이다. 권고사항도 아니었다. 인사상 불이익도 없다"며 "나부터 염색을 했다. 오히려 염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테마파크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규정으로 판단해 직원들이 두발과 복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잦은 인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임 후 7개월여 동안 J씨가 행한 인사는 총 28회. 이달 말에도 한 차례 인사가 예고됐다는 게 내부의 이야기다. 많게는 20명씩, 적게는 5명씩 인사가 이뤄졌다. 인사를 많이 겪은 한 직원은 4번이나 인사 조치 대상이 됐다. J씨가 부임하기 전 인사는 1년에 1번 정기인사가 있었고 드물게 부분 인사가 있었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다. 이월드의 한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인사가 있을 텐데 굳이 현재 맡은 일을 열심히 하려 하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안전사고와 직결되는 시설, 경비, 운영팀의 인사가 대폭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운영팀의 경우 놀이시설에 관해 전문가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이 다른 부서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한 직원이 청룡열차 레일 확인 작업을 하고 있던 중 아르바이트생이 기계를 돌리는 바람에 인사 사고로 이어질 뻔하기도 했다. 1995년 개장 당시 85명으로 시작했던 운영인력은 현재 15명 규모로 줄었다.
이 밖에도 본지가 보도한 바 있는 나이 많은 비정규직 경비원 집단 해고(본지 7월 8일 자 4면 보도)도 여전한 논란거리다. 이월드는 당시 놀이시설 이미지 쇄신을 이유로 60대 경비원들을 집단 해고하면서 잡음을 낸 바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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