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포털 사이트인 야후에 미국 배우인 라쿠엘 웰치와 호주 출신 가수 올리비아 뉴턴 존이 잇따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팬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사람 모두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엔 충분했다.
웰치는 영화 '공룡 100만 년'(1966)을 통해 1960년대 최고의 섹스 심벌이었고, 제임스 스튜어트와 딘 마틴이 주연한 서부극 '반도렐로'(1968)의 여주인공 역을 맡았던 것이 오랜 기억 속에 있다. 뉴턴 존이야 'If Not For You' 'Let Me Be There' 등의 히트곡으로 두말할 필요도 없이 1970, 80년대 최고 스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국내에도 아직 많은 팬이 있다.
두 사람은 올해 각각 74, 66세여서 뉴스 중심에 있기에는 좀 거리가 있다. 혹시 좋지 않은 일이 있는가 싶어 클릭했더니 내용은 간단했다. 웰치는 1997년 사망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베르사체의 집'에서 베르사체의 숙모 역을 맡았다는 내용이었다. 뉴턴 존의 경우는 좀 충격적인데, 플로리다에 있는 자택에서 권총 자살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였다.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것을 보고, 한 번 클릭한 결과는 시간 소모였다. 관계 기사가 줄줄이 뜨면서 이런저런 내용으로 유혹했다. 웰치와 뉴턴 존의 젊은 날과 현재의 사진을 보고, 내친김에 뉴턴 존의 옛 노래 몇 곡도 들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라는 꼬임에 넘어가 이곳저곳을 들러 평소 같으면 거의 생각지 않았을 두 사람의 소식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정도는 검색어 순위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더구나 그 포털이 독과점이라면 악의적이거나, 영리와 관련한 여론몰이로 변질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방법이 워낙 교묘해 현실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대법원은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인터넷 광고 대행 업체 대표를 무죄 취지로 원심 파기했다. 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문제가 된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조작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누군가 조작한 정보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산다는 것은 정보 이용의 편리함을 누리는 대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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