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물놀이 안전사고

물놀이 때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수칙 지키고 방심 말아야

주말, 몇몇 지인들과 간단한 짐을 챙겨 계곡으로 캠핑을 떠났다. 이번엔 남자들만 떠나기로 했다. 장소는 물 좋기로 소문난 포항 죽장면 하옥계곡. 워낙 알려진 곳이라 물놀이 성수기에 텐트를 칠만 한 장소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작은 텐트 정도는 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면서 떠났다.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도착한 하옥계곡은 예상대로 많은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비좁은 도로에 주차된 자동차와 몰려드는 인파로 하옥 일대는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혼잡했다. 순간 선택의 고민에 빠졌다.

장소를 잘못 택한 게 아닌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왕 온 것,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어렵게 차를 주차하고 계곡으로 향했다.

짐을 나눠 들고 텐트를 칠만 한 장소를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괜찮은 장소마다 텐트가 있었고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물가는 아니지만, 나무 아래 그늘진 작은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남자들만의 캠핑이라 짐이 많지 않아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빠들이 텐트를 치는 사이를 못 참아 아들 녀석들은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만큼 더웠다.

계곡은 넓지는 않았지만 수심이 깊었다. 당연히 안전사고를 대비해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 아이들은 특히 그렇다. 부모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간혹 부모들이 아이들만 물가에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한 판단이다. 항상 부모의 시야에 아이들이 있어야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캠핑을 하는 동안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물놀이를 하다가 힘이 빠져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위에 어른들도 몇 명 있었지만, 위급한 상황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옆에 있던 아들 녀석이 뛰어들어 그 아이를 물 밖으로 밀어내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아들이 대견해 보이기도 했지만 위험천만한 물속으로 뛰어든 용감한(?) 행동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물 밖으로 나온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물을 많이 먹은 것 외에 위험한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나타난 아이 부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부모는 분명히 구명조끼를 입혀 보냈다고 했다. 아이가 물놀이하던 중 답답해 조끼를 벗어 던지고 물놀이를 한 것이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행동이었다.

이처럼 아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노는 것에 열중한다. 따라서 위급한 상황에 대해 부모가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아이 사고가 있었던 그 다음 날 새벽, 또 한 번 사고가 있었다. 이번에는 어른이었다. 30대 남성이 상류 계곡에서 깊은 물 속에 들어가 익사한 것이었다. 한밤중에 일어난 사고였다. 안전수칙을 어기면 사고가 일어난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예외 없다. 즐기기 위해 간 캠핑이 사고로 얼룩진 것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로 연결되기도 한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시원한 자연에서 휴가의 기분을 만끽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안전불감증이 찾아올 수도 있다. 조금만 신경 쓰고 안전에 유의한다면, 뜻깊은 휴가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물놀이가 여름철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놀이이지만, 그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명수(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부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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