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 가정의 자녀'는 양쪽 부모를 갖지 못하고 어떤 원인에서든 어른들의 자의적 선택에 의해 한쪽 부모와 살면서 다른 한쪽 부모를 그리워해야만 하는 '희생양'을 의미한다.
희생양은 말 그대로 잘못한 것 없이 그저 주변 상황과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가장 힘없다는 이유만으로 강자들의 갈등에서 생겨나는 고통의 몫을 그들 대신 치러내야만 하는 억울한 자리에 있는 연약한 존재이다. 그래서일까. 필자가 상담뜨락을 찾아오는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이들의 문제는 부모의 '부부균열'과 '부부 불균형'에 따른 잔여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처음에는 부모의 권유로 청소년 당사자 상담으로 시작하지만 종국에는 부모 상담과 부모교육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고, 그 과정을 마무리할 때쯤이면 비로소 청소년의 문제는 신기하리만큼 경감되거나 사라지게 된다.
마치 모빌의 원리와 같이 말이다. 맨 위의 큰 모빌의 움직임 방향은 힘의 역학에 의해 아래 모빌들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부모와 자녀도 그렇다. 특히 이혼한 가정의 아이는 부모의 혼란되고 고조된 갈등의 몸부림에 전이되어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하고 외롭고, 분노하며, 두렵다.
부모는 현실적으로는 생존해 있되, 심리적으로는 부재(不在)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어느 '한쪽 부모'가 울먹이며 이런 자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필자에게 묻는다. 필자는 서슴없이 대답한다.
"이혼한 부부는 남남이 되었지만, 그 자녀에게 있어서 두 사람은 영원한 부모요, 영원한 공동 양육자입니다."
이 말은 부부는 이혼으로 부부의 인연이 끝났지만,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자녀에게만큼은 영원히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혼이 최선일 경우라 할지라도 추후 자녀양육을 위한 '협력적 이혼'임을 감안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소한 자녀의 심리적 안정감과 든든한 믿음을 선물할 수 있는 '그래도 괜찮은 부모'의 책임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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