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꽉 닫힌 지갑…불황형 흑자 사상 최대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 발표

소비가 얼어붙는 바람에 지출 증가가 소득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 등이 늘면서 서민 살림은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3년 2분기 가계동향'을 23일 발표했다.

2분기 월평균 소득은 404만1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는 1.3%로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소득은 소폭 증가한 가운데 지출 부진이 이어졌다. 2분기 명목소비지출은 240만3천원을 기록해 0.7%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의 -1.0% 대비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지만 지난해 4분기의 1.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물가가 반영된 실질소비지출은 0.4% 줄어 4분기 연속 감소했다.

항목별로 분석해보면 에어컨과 제습기 등 가전수요 증가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9.1%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비가 6.5% 늘었고, 캠핑 및 운동 관련 지출이 20.0% 늘어나 오락'문화지출도 3.2% 증가했다.

식료품비(1.8→1.1%), 외식비(6.2→0.4%) 등은 증가 폭이 줄었고, 의료비(보건지출 -0.8), 교육비(정규교육 -20.2%), 통신비(-1.4%) 등은 감소했다. 금연 장소가 확대되면서 주류'담배 지출도 1.4% 감소했다.

반면 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75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국민연금기여금이 11만4천원으로 4.5%,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 지출이 5.3% 늘어난 데다 자동차세나 경상소득세 등 경상조세도 11만3천원으로 1.6% 증가했다.

소득은 소폭 증가한 반면 실질 소비 지출은 줄어들면서 불황형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평균 처분 가능소득은 328만7천원으로 2.1% 증가한 가운데, 가계 흑자액은 88만4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 늘어나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처분 가능소득은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을 뺀 금액이고 흑자액은 처분 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한 수치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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