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7월 초부터 시작된 더위는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가 지나도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가을이라는 단어를 무색게 했다. 그래도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고 말복을 정점으로 마무리 작열을 하더니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을 보내준다. 너무 더위에 시달리다 보니 가을이 오기는 오겠지 하면서도 높고 파란 우리나라 가을 하늘이 멀게만 느껴진다. 오히려 파란 하늘 하면 떠오르는 잔상이 유목민의 나라, 몽골이다.
지난 7월 몽골에 다녀왔는데 몽골 초원에서 바라보던 녹색 초원과 파란 하늘의 절묘한 조화와 시원한 바람에 대한 기억은 여름 내내 더위에 지친 내게 한 줌의 오아시스 역할을 해 줬다.
몽골에 가기 전부터 몽골사람들이 시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막상 가서 보니 안경을 쓴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일례로 한 몽골인이 "눈이 너무 나빠져서 큰일이다"라고 하는 말에 얼마나 나빠졌느냐고 물었더니 3.0까지 시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몽골인의 평균 시력은 4.0이라고 한다.
몽골 초원에 서면 어느 곳에 시선을 두더라도 녹색 초원과 파란 하늘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들의 시력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좋은 이유는 TV와 스마트폰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도 한몫하겠지만 사방으로 끝없이 뻗은 초원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가족만큼 소중한 가축을 늑대 같은 사나운 동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매의 눈이 되어 최대한 멀리까지 감시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력도 좋지 않을까? 몽골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몽골인 여성은 "한국 대학교에서 1년간 유학을 하니 시력이 2.0까지 악화됐다가 학업을 끝내고 몽골로 돌아오자 원래 시력인 4.0이 되었다"고 했다니 진짜 우리도 몽골에 가서 얼마간 지나면 시력이 좋아지지 않을 까하는 기대감도 든다.
몽골에 가지 못하더라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몇 가지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탁 트인 곳에서 먼 곳을 응시하고 녹색을 바라보는 것도 시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책이나 TV를 볼 때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눈에 좋은 음식은 주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 채소와 과일류다. 대표적인 식품으로 시금치, 완두콩, 당근 등이 있다.
이런 음식을 챙겨 먹기가 힘들다면 종합비타민제를 매일 적정량 복용하는 것도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몽골여행을 계기로 내가 틈틈이 생활 속에서 작은 습관을 실천함으로써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면 이번 몽골 여행은 내게 큰 수확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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