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관광단지 내에 근현대 유물을 총 망라한 역사박물관이 생긴다.
영천 손한방병원 손재림(75) 원장이 고향인 경주에 사재를 털어 '보문단지 손재림 역사문화박물관'(가칭)이란 근현대박물관을 짓는 것이다.
이 박물관은 경주시 신평동 375의 3 보문단지 내 경북관광공사(육부촌) 옆 현 라선재 자리에 들어선다.
손 원장은 자신의 사유지에 내년 2월 계약이 만료되는 라선재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박물관 부지를 마련했으며, 오는 10월 중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내년 2월 말 개원할 계획이다.
손 원장은 총 120억원을 투입해 1만237㎡(3천97평)에 전시실 4개 관을 비롯해 조각공원, 자연석공원, 근대유물공원 등 야외 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시실에는 손 원장이 지난 40여 년간 수집한 다양한 유물 5천여 점과 박물관 오픈을 기념해 추가 매입한 유물 1천여 점 등이 들어선다.
손 원장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 유물은 호조태환권과 국치메달, 안중근 독립의사 태극기, 전국 최대의 직조기(베틀), 재현된 국보 제31호 첨성대 등이 있다.
특히 호조태환권은 1893년 고종이 대한제국 경제 근대화를 위해 화폐 개혁을 하면서 구 화폐를 회수하기 위해 발행한 일종의 교환 표로, 일제의 압박으로 실제로 유통되지는 않았다. 고종은 호조태환권을 찍는 원판을 덕수궁에 보관하고 있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밀반출됐으며, 당시 이 원판으로 찍은 화폐 1점을 손 원장이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이 원판으로 찍은 화폐 3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저격 직후 꺼내 흔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안중근 독립의사 소장 태극기'에는 안중근 의사의 어릴 적 이름인 '안응칠'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또 1910년 8월 29일 일제의 강제 합병에 기여한 이들이 그 공으로 일제로부터 받아 가슴에 달고 다녔다는 '국치메달'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 야외전시관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다보탑'석가탑 모형, 우리나라 최대의 해태상, 일제강점기 시절의 아픔을 다룬 위안부 소녀상 등이 전시돼 후손들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우리나라 철도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증기기관차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했던 헬리콥터, 잠수함, 탱크, 전투기, 100년 전 우체통, 발동기, 국산 1호 포니자동차 등도 야외에 전시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손 원장은 "경주가 신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근현대를 거쳐 오면서 수많은 역사와 유물을 남겼다"며 "근대박물관이 들어서면서 볼거리를 하나 더 추가해 관광객 유입 효과는 물론 자라나는 후손들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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