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체육 특기생들, 꿈 펼칠 고교가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해왔던 구미 A중학교 2학년 B군.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이제는 운동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놓였다. 구미지역 내 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없어 타 지역으로 가야 하지만 가정 형평상 옮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미지역 고등학교의 교기 종목이 턱없이 부족해 초'중학교 체육 특기생들이 진학할 곳이 없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거나 자칫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구미시와 구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현재 구미지역 초등학교는 23개 학교가 27개 팀을 교기로 지정해 206명이 선수로 뛰고 있고, 중학교는 17개 학교 26개 팀 245명의 학생들이 체육 특기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구미지역 고등학교는 14개 학교가 20개 팀만 교기로 지정해 207명의 학생들이 선수로 뛰고 있다. 특히 초'중학교에서 유지돼 오던 야구, 수영, 배드민턴, 사이클, 정구(여) 등 5개 팀은 고등학교의 교기로 지정돼 있지 않아, 이들 종목에서 활동하고 있는 100여 명의 학생은 대부분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거나 운동을 중도에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야구 명문고교인 국립구미전자공고는 2010년 3월 전자 분야 마이스터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영 마이스터를 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야구부가 해체된 뒤 재창단이 안 돼 사실상 과거의 야구부 명맥이 끊긴 상태다.

이처럼 고교 체육이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구미시는 경북도민체전에서의 성적도 포항시에 줄곧 밀리고 있다. 구미시는 2004∼2006년까지 3연패를 달성하는 등 그동안 포항시와 1'2위를 다투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내리 5년 동안 포항시에 우승을 내주고 있으며, 지난해 구미에서 열린 제50회 경북도민체전에서조차 포항시의 우승을 바라봐야 했다. 게다가 올해 김천에서 열린 제51회 경북도민체전에서는 개최지 김천시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지역 한 고교 교장은 "체계적인 스포츠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 인프라를 조성해 스포츠 인재를 조기 발굴'육성해야 하는데도 일선 고교에서는 체육부를 두기 꺼린다"면서 "고교 체육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엘리트 체육 육성은 물론 경북도민체전에서 포항시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체육회 관계자는 "초'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운동에 탁월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어 학교별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엘리트 체육 활성화를 위해서 선수 발굴'육성, 훈련장소 확대, 지도자 처우 개선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