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반려견의 스케일링

열 살쯤 된 포메라니안 '똘이'가 오른쪽 눈 밑 뾰루지가 곪아 터져 병원에 왔다. 주인은 처음에는 발갛게 부어오르는 것 같더니 며칠 사이 고름이 찰 정도로 염증이 심해 왔다고 했다. 똘이의 병명은 '치근단 농양'이었다. 어금니가 썩어 생긴 병이다. 입 냄새가 심했으며 다른 치아 상태도 엉망이었다. 어금니를 뽑고 스케일링을 했다. 며칠 지나니 부은 얼굴도 가라앉고 피부도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말티즈 '뭉치'가 감기 치료를 받으러 내원했다. 누런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검사를 해보니 심각한 치주염과 치근단 농양이었다. 뭉치는 왼쪽 위턱의 송곳니 뿌리가 썩어 코까지 염증이 있었다. 썩은 이빨을 뽑고 스케일링과 치료를 하니 누런 콧물에서 해방되었다.

강아지의 이빨은 생후 4주부터 나며 이빨 갈이는 5개월 전후에 시작한다. 10개월이 지나도 유치와 영구치가 공존할 시에는 유치를 발치해야 한다. 같이 있으면 간격이 좁아 치석이 끼어 영구치가 손상받을 수 있다.

건강한 이빨을 갖기 위해서는 양치질을 해주어야 한다. 시간을 들여 순차적으로 교육을 시켜야 한다. 교육은 3, 4개월 이전에 시키는 것이 효과가 있다. 무턱대고 칫솔을 먼저 입에 넣고 가르치기보다는 우선 손가락으로 잇몸을 한두 번 문질러 주는 식으로 해주면 된다. 2개월령부터는 매일 한두 번씩 칫솔질 횟수를 늘려 양치질에 익숙해지도록 하면 된다.

반려견 전용 치약을 써야 한다. 사람용 치약은 포말로 인해 위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 훈련이 어렵고 억지로 양치질을 시킬 수 없다면 치아와 관련된 처방식(알갱이가 크고 단단한 것)이나 간식(기능성 껌)으로 대신하면 된다. 단단한 알갱이가 자연스럽게 플라그를 제거한다. 반려견의 건강한 구강 관리를 위해서는 사람이 먹는 음식이나 당도가 높은 음식, 탄산음료 등 이빨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반려견은 생후 18개월이 되면 이빨에 플라그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두살부터는 병원에서 정기적인 치아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 치아가 튼튼하면 수명도 연장된다. 1년에 1, 2회 정도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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